
키코(KIKO)는 환율이 일정 범위내에서 움직일 경우 기업이 미리 정한 환율로 외화를 은행에 팔 수 있는 외환 환헤지 파생상품이다.
그러나 올 들어 지속적으로 환율 변동성이 심화되고 키코 가입으로 흑자 파산한 태산LCD같은 알짜 중소기업들의 사례가 발생하면서, 혹시 관련 기업을 편입중인 중소형주 펀드들도 손해를 입는 건 아닌지 우려가 깊어지는 실정.
더욱이 그동안 변동장세에서 대형 액티브 펀드 대비 탁월한 방어력을 보여주던 중소형, 가치주 펀드들의 최근 1개월 성과가 부진해지면서 키코 사태 영향이 미치는 건 아닌지 새삼 이목이 쏠린다.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중소형주 펀드 유형평균 성과는 -2.96%를 기록, 동기간 국내주식형 평균(-0.91%)과 대형성장주 펀드(-0.79%)대비 낙폭이 두드러진 모습이다. (기준일: 2008년 10월 1일 기준, 제로인)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의 중소형주 펀드의 부진을 키코 사태와 엮어 진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각 운용사마다 편입중인 중소기업들의 영업 이익 질을 체크해서, 키코 손실에 따른 직격탄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유동성을 조정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혹여 파생손실이 발생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도, 영업이익이나 이자 수익의 상쇄가 가능한 우량 중소기업들 보유로 키코에 따른 직격탄은 미미하다는 관측인 셈.
이와 관련 A자산운용의 마케팅 팀장은 “키코에 가입한 중소형주들은 대부분 환율 하락추세 때 영업이익의 둔화를 대비해 상쇄시키려는 목적이 컸다”며 “즉 전반적으로 헤지 목적이 대세이기 때문에, 몇몇 종목을 제외하고는 펀드 편입시 직접적인 손실로 결부시키는 건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가치주 대표 운용사인 한국밸류운용은 최근 키코 관련 기업인 대덕GDS를 10%가까이 추가 매집해 눈길을 끌은 바 있다.
이와 관련 한국밸류운용 관계자는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키코로 인한 직접적인 펀드 성과 직격탄은 극히 미미하다”면서 “키코 관련 기업인 대덕GDS의 경우, 최근 영업측면에서도 사상 최대 호조를 보인데다 2700억원 이상의 자기자본과 1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만약 키코에 따른 손실이 확정되도 현금으로 메울만큼 영업이익이 탄탄한 대표적인 가치주 종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키코로 인한 큰 이슈가 부각되지 않는 종목내에서 영업이익질이 우량한 종목의 경우 끝까지 보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