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호생명 인수전에 프랑스 보험그룹인 악사, 독일의 에르고, 미국 메트라이프 등 외국계 보험그룹과 국민은행 등 국내 금융사를 포함 총 18개 후보가 뛰어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올해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금호생명의 매각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보험업계가 이러한 예상을 하는 이유는 과거 보험사 매각 때와는 달리 너무 많은 인수자들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이후 생보업계에서 매각된 보험사는 SK생명(현 미래에셋생명)과 LIG생명(현 우리아비바생명) 등이다.
이중 현재 금호생명과 규모가 비슷했던 SK생명의 경우 당시 미국의 메트라이프와 푸르덴셜, 캐나다 매뉴라이프, HSBC등 4~5개사만 참여했으나 메트라이프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기까지 3개월이나 걸렸다.
즉 18개 후보가 뛰어든 금호생명 매각도 주관사인 JP모건과 산업은행이 우선 10월 중순경 구속력이 없는 예비입찰을 실시해 후보군을 거르고 이후 본 입찰을 실시해 우선 협상자를 가릴 계획이어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데만 두 단계로 진행되는 만큼 최소 4개월 이상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SK생명, LIG생명, 대한화재(현 롯데손보)등 최근에 매각된 보험회사들을 보면 우선협상대상자가 최소 1번 이상 바뀌었다는 점도 금호생명 매각 장기화 예상에 힘을 더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원래 보험회사의 M&A는 쉽게 성사되기 힘들다”며 “과거 대한생명이나 SK생명, 대한화재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규모가 클수록 여러 번 우선협상대상자가 바뀐 사례가 있기 때문에 금호생명 매각도 여러번 바뀐 후에야 결실을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인해 인수대금 협상에서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험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예를 들어 SK생명의 경우 SK그룹의 경영난으로 인해 SK생명을 매각하게 되었는데 매각초기에 SK그룹은 인수금액을 약 3000억원으로 협상을 진행했으나 당시 우선협상대상자인 메트라이프가 인수금이 너무 높다는 이유로 5개월여만에 포기, 결국 미래에셋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지 2달여만에 1600억원에 인수했다.
모그룹의 유동자금 부족으로 인해 당초 예상과는 달리 낮은 가격에 매각된 것이다.
따라서 이번 금호생명의 매각도 2005년도 SK생명과 마찬가지로 모그룹의 자금위기로 인해 매각되는 것이기 때문에 인수자들이 시간을 끌면서 인수대금을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현재 유력 인수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악사, 에르고, 메트라이프의 경우 현재 입찰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관망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매각기간이 늘어날 가능성을 더 크게 만들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특히 메트라이프나 악사의 경우 모기업이나 최대주주가 자금난으로 인해 매각할 경우 매각협상기간을 길게 가져가는 것으로 유명한데다 인수대금이 높아지면 바로 포기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왔다”며 “과거의 사례와 비교할 때 금호생명의 매각기간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