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자체적으로 설계사 등급제를 시행, 등급에 따라 금전적인 혜택을 부과하고 있어 보험설계사들이 우수보험설계사의 자격요건을 충족하려 하기 보다는 자사의 등급제의 자격요건을 충족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손보협회는 지난 5월 근속 연수, 보험계약유지율 등을 감안해 일정 요건을 갖춘 보험설계사를 ‘우수보험설계사’로 인증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시행한지 3개월이 지나고 있지만 보험업계에서는 ‘우수보험설계사 인증제’가 실효성이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재 보험업계는 각 보험사별로 생·손보협회가 시행하고 있는 ‘우수보험설계사 인증제’와 비슷한 제도를 이미 시행하고 있다.
일례로, 삼성생명의 경우 계약유지율, 불완전 판매 등으로 인한 제재여부, 실적 등을 토대로 연수->챌린저2->챌린저1->리더2->리더1->프로2->프로1->슈퍼->명인 등으로 우수보험설계사들을 선정하고 있다.
또, 교보생명도 최상위 우수설계사들을 ‘FP리더스클럽’이라고 칭하고 있으며 여타 다른 보험사들도 다양한 명칭을 통해 우수설계사들을 우대하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협회의 ‘우수보험설계사 인증제’가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인증을 받는 보험설계사들이 이득을 얻을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 전혀 그런 점을 찾아볼 수 없다”며 “각사별로 진행하고 있는 제도는 설계사들에게 인센티브가 있지만 금감원의 ‘우수보험설계사 인증제’가 이득이 없다면 유명무실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보험업계에서는 세계적인 우수보험설계사 인증제도라고 할 수 있는 MD RT도 고객들이 잘 모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수보험설계사 인증제’가 보험업계만 알아주는 집안잔치가 된 것도 제도가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다.
대형 생보사의 한 설계사는 “2년연속 MDRT를 달성했지만 일부 고객들만 알아줄 뿐 대다수의 고객들은 전혀 MDRT가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있다”라며 “‘우수보험설계사 인증제’가 감독당국에서 인증하는 것도 아니고 협회에서 인증하는 것이기 때문에 설계사의 입장에서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보험사 영업조직에서 장기근속자보다는 판매능력이 높은 설계사들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고 있는 보험설계사 스카우트도 인증제의 권위를 계속 깎아내리고 있다.
또한 생·손보협회의 우수인증설계사 홍보에서도 문제가 있다.
현재 우수인증설계사에 대한 홍보는 제도도입 초기에 지면광고를 한번 한 것을 제외하고는 전무한 상황이다.
따라서 일반 고객들이 우수인증설계사가 어떠한 설계사인지를 알 수 있는 길이 거의 없다.
이는 생·손보협회에 우수인증설계사 관리 및 유지에 필요한 자금의 대부분을 보험설계사가 내는 등록비로 충당하고 있어 사업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설계사 스카우트를 줄이고 우수 설계사를 육성하게 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라며 “감독당국의 강압에 못 이겨 시행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사전준비가 부족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