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같은 곡물가격과 고유가의 주도는 결국 낮은 생산 수준 대비 점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각 국의 소비 수요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평균 20~30% 상승한 달러약세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0일 우리선물 주최로 열린 ‘에너지와 기본 농산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세미나에 연설자로 나선 CME그룹 아시아산업 전략기획 및 관리담당 유태석 본부장〈사진〉은 “근래 WTI기준 배럴당 135달러에 육박하는 고유가의 원인을 분석해 본 결과, 지난 5년간 각 국의 에너지소비량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현재 매장된 원유 생산량은 충분하지만, 이를 뽑아서 정제하는 재고량이 부족해 고유가의 원인으로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유 본부장은 아시아 지역내 생활패턴 변화가 유가, 천연가스, 핵에너지 등 최근 주요상품들의 가격 상승세를 이끌었다고도 지적했다.
실제 전 세계 옥수수 공급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 2004년부터 수출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에탄올 소비로 전환시키는 과정에도 원자재값에 직격탄을 입혔다는 것.
이 밖에도 최근 가격이 큰 폭으로 급등한 옥수수 가격의 경우, 전 세계 최대 옥수수 생산국인 미국이 에탄올을 원료로 쓰면서 곡물값의 상승을 주도했다는 관측이다. 유 본부장은 “실제 1년전 부쉘당 3달러 50센트에 달했던 옥수수 가격은 최근 1년간 6달러 90센트를 기록, 2배 규모의 급등세를 보였다”면서 “이는 현재 미국에서 원유 대신 옥수수를 주 원료로 하는 에탄올 등 바이오원료를 개발해 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한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각에서 제기한 헤지펀드 등 투기수요가 주요 상품값의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는 의혹과 관련, 유 본부장은 “헤지펀드 등 투기적 수요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이번 조사결과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다만, 조사 밖의 대상인 OTC장외시장의 현물거래량이 급등해 가격에 영향을 미쳤을 요인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결론적으로 현재 원유가격 등 농산물 등 주요상품가격의 가격급등세는 소비는 높아지는 대신 생산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며,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은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