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에 따라 중소형 헤지펀드들이 대형펀드와 차별화되는 전문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융연구원이 발간한 ‘최근 글로벌헤지펀드 업계의 구조변화와 동향’에 따르면, 그동안 펀드 모집 자금 규모에 상관없이 고수익 창출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헤지펀드 업계내에서 대형펀드 중심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대형 투자은행 소속의 자산운용업계 종사자들이 직장을 그만두고 설립한 펀드가 문전성시를 이루며, 10여년만에 헤지펀드 숫자가 수 백개에서 현재 8,000개 이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변동성이 심화되는 불안정한 금융환경이 지속되면서, 수익률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소규모 헤지펀드들이 문을 닫고 있는 추세인 것. 이 같은 소규모 헤지펀드들의 자금 유입으로 널리 알려진 자산운용사들마저 펀드모집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 헤지펀드 대형화 추세 ‘가속화’
헤지펀드 리서치(HedgeFund Reserch)에 따르면, 지난해 헤지펀드 신규 설립펀드는 1,152개로 정점을 보였던 지난 2005년 대비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다수의 회사가 폐업하거나 인수합병 되면서 전체적으로 펀드 수가 최근 6년 이내 최저치인 589개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헤지펀드 업계에서는 Och-Ziff Capital Management, D.E Shaw&Company, Paulson& Company 등 대형펀드들로 자금이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2007년말 현재 헤지펀드업계의 자금의 87%가 운용자산 10억 달러 이상의 펀드들에 의해 관리되고 있으며, 50억 달러 이상의 대형펀드들의 업계의 60%가까운 자금을 운용중이다.
헤지펀드의 대형화 추세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 회사인 영국 소재 Man Group PLC가 최근 2개월간 40억달러가 늘어나 총 785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면서 한 층 가속화되고 있다. 예컨대 헤지펀드 업계에서 대형펀드들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더불어 높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낯 익은 칼 아이칸이 이끄는 헤지펀드인 ‘Icahn Associates`는 이사회 자리 확보를 위한 야후와의 경영공방에서 Micro Corporation의 주식매집 중단으로 인해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수억 달러의 주가 차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형 헤지펀드들은 단순한 투자회사에 안주하지 않고, 투자은행들처럼 다층의 경영진을 갖춘 조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일부 펀드의 경우, 전통적으로 은행 고유 업무였던 기업 대출에도 진출하고 있는 모양새다.
◆ 중소형 헤지펀드 경쟁력 강화 필수
한편, 이 같은 헤지펀드의 대형화 추세는 투자자들의 투자 패턴에도 영향을 끼쳤다.
그동안 투자자들이 헤지펀드의 규모에 상관없이 과거 수익성을 감안해 소형펀드에 투자했던 것과 달리 최근엔 대형 펀드로의 선호현상이 뚜렷해진 것.
이 밖에도 전반적인 운용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헤지펀드가 그동안 여타 벤치마크 주가 지수나 채권지수에 비해 선전하고 있으나 소형펀드들의 경우 수수료 수입 감소 및 레버리지 차입 등으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향후 글로벌 자산운용계에서도 규모의 경제 지향 및 서비스 다양한 성향이 강화되는 가운데, 중소형 펀드 입장에서는 대형화 펀드와 차별화 되는 전문화 전략이 한층 요구된다”며 “또한 헤지펀드와 뮤추얼 펀드 등 다양한 자산운용 참가자들이 규제완화 진전과 더불어 상호간 장점을 모방 하거나 수용하는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