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년만에 소폭 순매수로 전환했던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 중순까지 4조원에 가까운 매물을 시장에 풀어놓으면서 코스피지수는 한 때 17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25일 저가매수 유입으로 반등하긴 했지만 본격적인 반등 신호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평가다. 이같은 외국인들의 ‘팔자’는 국내 시장 성장과 함께 수년간 지속됐던 과도한 투자비중 축소의 차원과는 다소 다른 측면이라는 설명이다.
수년간 이뤄지고 있는 외국인의 매도는 다른 국가에 비해 과도했던 투자비중 축소 차원에서 이뤄졌지만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 매도 배경은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현금확보가 주를 이룬다는 것.
또 미국 금융회사들의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현금화를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즉, 향후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투자자들이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고, 이머징마켓중 유동성 및 환금성이 좋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로 현금화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LG전자·하이닉스 등 대형 정보기술(IT)주를 위주로 매도하는 것도 최근 이들의 주가상승으로 차익을 실현하면서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빼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증권 곽병열 연구원은 “경기민감주보다는 경기방어주 위주의 대응을 통해 인플레이션 강화 국면 진입에 따른 국내외 경기 모멘텀의 위축을 회피하려는 것”으로 풀이했다.
이같은 추세는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고조, 서브프라임발 신용위기 우려 재부각 등의 대외적인 요인에 따른 것으로 당분간 이같은 순매도는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04년 4월 시가총액 대비 44.13%의 외국인 투자비중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국내 시장의 큰 폭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이 이어지면서 하반기에만 24조원의 매물을 쏟아낸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지속적인 순매도 행진으로 조만간 20%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