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세계 주식시장 지수를 개발하는 MSCI는 보고서를 통해 이머징마켓 지수에 포함돼 있는 한국증시의 선진국 지수 편입 여부를 7월부터 검토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MSCI는 이번의 검토작업을 거쳐 내년 6월 이전에 최종 결론을 낼 것이라는 방침이다. 현재 MSCI 선진국 지수에는 미국, 일본, 영국 등 23개국이 속해 있다.
한국이 속해 있는 신흥시장 지수에는 이스라엘, 대만 등 27개국이 포함돼 있다.
이 보고서는 한국증시의 선진국 지수 편입 여부와 관련해 글로벌 기관투자자, 한국정부 및 감독기관을 대상으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 시장은 선진국 지수 편입에서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이번에는 북한 핵문제 등의 악재가 사라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편입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MSCI가 올초 글로벌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북핵 문제가 ‘합격, 불합격을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과 함께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중이며 선진지수 편입검토 단골 국가인 이스라엘의 경우 FTSE지수에서 선진시장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한국도 FTSE 선진국 지수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는 것. 이렇게 되면 MSCI도 한국과 이스라엘을 신흥 시장에 묶어 놓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MSCI 지수가 글로벌 시장에서 미치는 영향력 등을 감안할 때 편입된다면 국내 시장에 긍정적 역할이 기대된다면서도 아직 1년간의 시간이 남아 있고, 편입 이후에도 포트폴리오 재조정 등 실질적인 효력이 나타나기까지 1년 가량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큰 효과는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동양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선진국 시장에 진입해서 들어오는 돈에 비해 신흥시장에서 이탈함으로써 빠져나가는 자금이 결코 적지 않다는 점에서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도 “내년 6월 MSCI가 한국을 선진국 지수에 넣더라도 실제 글로벌 펀드의 포트폴리오 조정에는 1년 정도의 시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날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증시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원화 가치 하락과 원유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한국의 성장속도가 낮아지고 있는 점과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도하고 있는 점, 어려운 경제 상황과 함께 공매도 제한, 낙후된 기업 지배구조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제한 등이 걸림돌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선진지수 편입을 위해 정부 차원의 노력과 함께 민간 차원의 한국증권협회와 증권업계가 지난해부터 적극적인 지원역할을 펼치고 있다.
증권협회는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MSCI 조사단 대상으로 최근 한국증시 현황과 자본시장통합법 제정 등 금융시스템 개선노력 등을 설명했고, 해외 700여개의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외환시장 개혁 내용 등의 영문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MSCI 선진국 시장 지수에서 한국의 비중은 1.7%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총 24개 국가 중 11위 수준이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