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기자수첩]토종 대부업계의 쿼바디스 도미네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08-06-01 18:33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대부업 시장에도 고금리 대출고객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지금과 같은 차입시장 환경에서는 우리 같은 영세한 토종 대부업체들이 하루하루 생명을 연명하기도 바쁩니다.”

얼마 전 명동에서 만난 소형 국내 대부업체 사장은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화 여파로 국내 자금시장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자본 규모가 영세한 토종 대부업체들은 그나마 있는 고객마저도 떠나고 있다면서 이 같은 하소연을 늘어놓더군요.

사실 국내 대부업 시장은 이미 외국 자본의 독무대로 변질된 지 오래됐습니다. 자본력과 노하우 등에서 앞선 이들은 마치 자신의 안방인양 차고 들어와 ‘짭짤 그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하네요.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대부업계에 따르면 자산 기준 상위 5개 외국계 대부업체의 지난해 말 자산 합계는 2조7000억원으로 1년 전 1조4000억원에 비해 88%나 급증했습니다.

특히 이들 5개 대부업체의 지난해 순이익은 2700억원으로 전년도 1100억원보다 무려 144% 폭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반면 자본력이 영세한 토종 대부업체들은 금리 상한선 인하로 인한 경영난에 허덕이면서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금리 대부업체들을 두둔하는 게 아닙니다. 대부업계에 시장논리가 아니라 정치, 정서논리가 개입되면서 대형 토종업체 육성의 토양은 싹이 잘리고 그 사이 외국계 업체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 입니다.

시엔키에비치의 ‘쿼바디스’는 1905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았으며, 그후 영화로도 만들어져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불후의 명작입니다. 여기에서 베드로는 순교의 현장을 피해 로마를 떠나다 부활한 주님을 만나 ‘쿼바디스 도미네’(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라고 물은 뒤 베드로는 로마로 되돌아가 순교에 열중했다고 합니다.

지금 영세한 토종 대부업체 관계자들은 어디로 가야 할지 금융정책 당국 관계자들에게 묻고 싶을 겁니다.

생계유지를 위해 몸부림치고 신용추락을 막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해 봐도 어쩔 수 없이 ‘서민’의 굴레를 못 벗는 계층이 우리 사회엔 부지기수 입니다.

이런 서민들을 위한 금융제도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거나 갖추려고 노력해야만 금융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봅니다. 국내 은행들은 틈만 나면 서민금융을 자처하지만 서민들을 위한 다양한 상품을 마련해 제공 하는데는 아직까지 인색한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수만 개나 난립해있는 영세 대부업체들에게 메릴린치 등 세계 글로벌 금융사들과의 경쟁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고요.

정부와 금융당국은 대안 없고 어설픈 정치논리에 휘말려 팔장만 끼고 있을게 아니라 국내에서도 자체적으로 경쟁력 있는 대형 대부업체가 성장할 수 있는 제반 문화 기반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할 겁니다.

대부업이 건전하게 발전하게 될 때 서민금융 전체 시스템이 완성될 것이며 서민금융 최후의 안전판이 제대로 작동하게 될 거라는 바람을 이 자리를 통해 피력해 봅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