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펀드리서치 이병훈 파트장은 지난 6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 에너지펀드 설정액이 늘긴 했지만 유가 상승과 대비해 성과가 좋지 못하다”며 “그러나 지속적인 고유가 시대를 감안할 경우, 시중에 출시된 유가 관련 기업 투자 펀드 보다는 석유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 부국에 투자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실제 유가는 현재(2008년 5월 6일 기준)120달러를 돌파하며 불 붙는 듯한 상승 질주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고유가 수혜를 노린 오일관련 에너지, 대체에너지, 재생 에너지 등 에너지 관련 펀드는 약 2,300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 193억원 규모와 대비 했을 때 상당히 괄목할 만한 성과를 연출중이다.
그러나 당초 기대와 달리 에너지 관련 펀드들이 유가 상승에 비해 상승 가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던 것. 대우증권 펀드리서치 분석에 따르면, 에너지 관련 펀드의 절대 성과는 최근 3개월 기준으로 8.5%에 달했지만 동 기간 유가의 상승폭인 26.2%규모에는 소폭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파트장은 “국내에 출시된 에너지펀드중 대부분은 에너지에 직접 투자하고 있는 구조가 아니라 에너지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형태로 운용중”이라며 “특히 에너지펀드임에도 불구하고, 유가의 영향보다는 글로벌 시장의 주가 흐름에 영향을 더 받고 있어 2008년 급격히 상승한 유가 대비 급락하는 글로벌 증시로 인해 에너지펀드 성과가 유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대우증권 펀드리서치가 글로벌 증시, 상품지수의 에너지 섹터, 유가 주요 에너지펀드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유가와의 상관 관계는 0.45수준이지만, 글로벌 증시와의 상관관계는 0.75 이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상관계수 1과 가까울 수록 연관성이 높다) 다시 말해 현재 국내에 출시된 에너지 관련 펀드들은 유가의 영향 보다는 글로벌 시장의 주가 흐름에 더 많이 영향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이 파트장은 “에너지펀드는 유가의 흐름을 100% 반응하는 한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석유 관련 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각 기업이 유가의 상승에 따라 주식시장에서 상승과 하락 폭 차이가 크다”면서 “에너지 인덱스 펀드의 경우에도 방향은 같을지라도 에너지 섹터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 종목이 많아 크게 오른 종목이 있는 반면 적게 오른 종목이 있어 유가 상승 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고유가 시대에 조금이라도 더 큰 수혜를 보고자 과연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이와 관련 이 파트장은 “고유가 시대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는 상품보다는 에너지 관련 자원 부국에 투자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면서 “에너지 자원 부국인 중동아프리카, 라티아메리카,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유럽,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최근 1~6개월 수익률이 글로벌 주식시장 상승폭보다도 더 우수 하며 에너지 펀드 대비 더 월등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글로벌 대체에너지, 글로벌클린에너지, 에너지인덱스 관련 펀드 들의 성과는 최근 3개월간 평균 7%~ 10%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동기간 브라질과 중남미에 투자하는 에너지 자원 부국 펀드들의 성과는 평균 15%에서 최대 23%까지 성과를 기록해 대체에너지 관련 투자 펀드와 성과차이가 확연히 벌어진 상태다. < 에너지 관련펀드 성과 현황 >
(단위 : 억원, %)
(자료 : 한국펀드평가) (기준일: 2008년 4월 29일)
< 주요 에너지자원 부국 펀드 성과 현황 >
(단위 : 억원, %)
(자료 : 한국펀드평가, 대우증권펀드리서치) (기준일 : 2008. 4. 29)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