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 은행들은 고객들의 유형·자산규모·관심분야 등에 따라 PB고객을 세분화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국민·신한은행 등은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의 초부유층 자산가와 가족만을 전담해 관리하는 PB센터를 설립하거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 하나은행은 매트릭스 조직 전환에 따른 PB부문에 대한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우리은행은 영업점 등을 통한 PB대중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 울트라 부자를 잡아라
우선 울트라 부자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은행권의 경쟁이 갈수록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PB사업 강화방안으로 ‘거액자산가’에 대한 공략에 나서고 있다.
금융자산규모에 따라 PB센터를 이원화하면서, 초부유층 자산가를 관리하는 HNWI(High Net-Worth Individual)센터를 확충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기존 금융자산 5억원이상의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골드&와이즈’ PB센터를 서울, 부산, 분당 등 전국 26개소에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10일에는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의 거액자산가들을 위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HNWI전용 PB센터 강남점을 열었다.
새로 개점한 강남 HNWI전용 PB센터는 여의도에 이어 2호점이다.
HNWI전용 PB센터는 기존의 PB센터에서 제공하는 자산관리서비스는 물론이고 생애전반을 아우르는 재무설계, 상속이나 유산관리 등의 가계자산관리, 해외투자 상담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센터의 주요 고객층은 대기업 CEO 및 임원, 그리고 중소기업 오너, 거액 상속자 등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초부유층 자산가들의 경우, 좀더 차별화되고 특화된 서비스 제공을 원하는 경향이 있다”고 HNWI센터 설립배경을 설명하면서 “초부유층은 자산을 불리는 것보다는 이를 유지하고 또 자녀에게 상속하는 문제 등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HNWI전용 PB센터는 세무사와 부동산 전문가, 재무 분석사, 변호사 등을 상주시켜 초부유층 고객들에게 자산관리는 물론, 세무·상속·사업승계 자문 등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금융자산규모와 고객층 등에 따라 PB센터 운영의 다양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거액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고객들을 위해 신한은행은 영업점 800여곳의 VIP코너를 통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또 올해초 전국의 영업점 가운데 45개를 ‘V라운드’영업점으로 선정하고 2억이상의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신한은행은 10억원이상의 고객들을 위한 PB센터를 전국 14곳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세무사와 부동산 전문가를 PB센터에 상주시켜 종합 자산관리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의 초부유층 고객을 위한 ‘울트라PB’센터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울트라PB’센터는 ‘패밀리오피스’형 PB센터로 운영되게 된다. 거액의 자산을 보유한 가문 및 가족을 고객대상으로 자산운용, 자녀교육, 상속, 유언, 세금 등의 세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고객의 자산규모과 특성에 맞춰 맞춤형 PB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이에 올해 하반기부터 초부유층 가족을 위한 ‘패밀리오피스’센터를 서울에 2곳 정도 개설하기로 하고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하나금융, PB 통합할 듯
하나은행의 경우 조만간 PB사업 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재정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10억원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고객을 위한 웰스매니지먼트(WM)센터를 서울 을지로 본점과 삼성동 등 2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또 5억원 이상의 금융자산보유 고객을 위한 ‘골드클럽’을 전국 16곳에 설치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매트릭스 조직으로 전환하면서 PB사업 부문에 대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하나은행측은 장기적으로 PB사업 부문을 은행에서 분리해 하나대투증권 등과 결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사업단위별로 통합하는 매트릭스 조직 출범에 따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은행과 증권 등의 자산관리부문을 접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 서울 을지로 본점 건물의 리모델링을 계기로 이런 구상이 구체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오는 6~7월부터 서울 본점 건물에 대한 리모델링을 시작하며, 본점에 있는 WM센터가 이전하게 된다. 이에 WM센터가 이전하면서 은행과 증권의 PB사업부문이 통합하는 방안도 고려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은행과 증권의 PB사업부문의 통합 등이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매트릭스 조직 개편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관리부문이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우리, 영업점 중심으로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초부유층 자산가들을 겨냥한 PB사업을 정비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은행과 농협은 PB부문 대중화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은행은 3억원 이상의 금융자산 고객을 위한 ‘투체어스 센터’를 3개소(강남·서초·잠실)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측은 PB사업부문의 역량강화를 위해 500여곳의 PB 영업점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농협도 지난 15일 ‘PB영업점 혁신방안 토론회’를 갖고 PB영업점에 대한 전략적 지원체계 및 운영체계 등에 대해 논의했다.
농협 관계자는 “시중은행보다 늦게 PB사업에 뛰어든 만큼, PB영업망 확보에 힘쓰고 있다”며 “PB영업점을 113개소에서 올해 134개소로 확대하는 등 PB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농협은 올해초 PB사업부를 신설하고, 금융자산 5억원 이상의 고객들을 위해 강남과 분당에 PB센터를 설립한 바 있다.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