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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신탁업 조기정착 “힘드네”

이재호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8-03-12 20:36

미래에셋·삼성·교보 실적 미미
업계 “설계사들 판매권유 열어줘야”

지난해 10월 미래에셋생명이 생보업계 처음으로 신탁업에 진출한 이후 삼성·교보생명이 잇따라 신탁업에 진출했으나 실적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설계사들의 신탁 상품 판매 권유가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생보업계는 금융감독 당국에 관련 제도 개선을 건의하고 공동대응을 진행할 계획이다.

12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2월말 현재 미래에셋·삼성·교보생명 등 신탁업에 진출한 생보사들의 신탁상품 판매잔고는 804억원을 기록했다.

각사별로 보면 지난해 10월4일부터 신탁상품을 판매해온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10월말에 150억원을 기록한 이후, 12월에는 530억원, 2월에는 751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12월말부터 영업을 개시한 삼성생명의 경우 12월말 42억원을 기록한 이후 2월말까지 추가실적이 전무한 상태다.

교보생명도 12월말에는 1억7000만원, 2월말에는 11억원에 불과하다.

생보사들이 고객의 은퇴자금이나 만기 보험금 등을 위탁 받는 형태로 신탁업을 새 수익원으로 활성화시키려는 계획을 갖고 신탁업에 진출했으나 보험설계사를 통한 권유가 금지되면서 시작하자 마자 한계에 부딪친 상태인 것이다. 여기에 계약해지 등과 같이 특별한 일이 없으면 지점을 방문하는 경우가 드물어 설계사들이 권유를 하지 않는 이상 생보사가 신탁판매를 하는 사실을 알기 어려운 것도 걸림돌이다.

이에 대해 미래에샛생명 관계자는 “보험업 특성이 설계사가 직접 고객을 찾아가 계약을 체결하거나 권유하는 것에 있는데 신탁상품의 경우 설계사 권유도 막혀있는 상태여서 실적이 저조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셋생명의 신탁상품 판매잔고가 매월 증가하고 있는 것은 금융프라자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만약 이러한 금융플라자가 없었다면 신탁상품판매잔고는 더 적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보험 설계사들이 펀드와 달리 신탁 상품에 대해 판매 권유를 할 수 없는 것은 금융감독원이 보험사에 신탁업 인가를 내주면서 ‘신탁업무의 취급은 회사의 임·직원에 한해 가능하다’는 조건을 달았기 때문이다.

이에 이미 신탁업에 진출해 있거나 진출을 준비중인 생보사들은 공동으로 금융감독당국에 제도 개선을 건의하기 위해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생보협회 등을 통해 공동대응도 진행할 계획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경우 설계사가 주된 판매 채널인 만큼 이를 고려해 관련 규정이 바뀌어야 할 것”이라며 “규정이 바뀌지 않는다면 신탁업 시장에 정착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거나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업계 일각에서는 설계사들의 신탁업 판매권유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펀드상품의 경우 이미 만들어진 완제품이기 때문에 설계사들이 가입권유시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만, 신탁의 경우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맞춤 운용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부실판매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감독당국도 부실판매 등을 우려해 설계사들의 권유를 불허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단순히 영업활동이 힘들다는 이유만으로 규정을 개정하기에는 힘들다.

대형 생보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설계사들의 능력을 볼 때 신탁상품을 권유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라며 “펀드취득권유인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설계사들도 펀드상품을 권유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신탁상품까지 권유할 능력은 현재로서는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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