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 농산물 펀드 판매 ‘봇물’
국민은행과 대구은행은 각각 2월 29일과 21일부터 ‘산은 짐로저스 애그리 인덱스 파생상품 펀드’의 판매를 시작하고 있다. 이 상품은 세계적 실물자산투자 전문가로 꼽히는 짐 로저스와 글로벌 금융회사인 ABN AMRO가 최근 새로이 개발한 ‘국제농산물지수(RICI Enhanced Agriculture)’에 연동돼, 지수상승에 따른 수익을 추구하는 농산물 관련 펀드다.
투자대상은 최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밀, 옥수수 등 총 21개 농산물로 구성돼 있다. 또 주식과 채권 등 다른 자산군과의 낮은 상관관계로 인해 포트폴리오 분산투자 효과가 높고 인플레이션 헤지효과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상품의 장점이다. 가입금액은 100만원 이상이며 운용사는 산은자산운영이다.
국민은행측은 “밀, 옥수수 등 일부 곡물에 대한 수요급증으로 세계적 농산물 수급 불안이 가중되고 있어 향후 농산물가격 강세 현상은 장기적으로 상당기간 지속 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와 같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기존 투자자산과 상관관계가 낮은 농산물 펀드가 분산투자의 대안으로 적합한 상품”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시중은행들은 농산물과 관련한 회사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판매하고 있다. 기업은행과 대구은행 등은 전세계 농·수·축산물의 생산, 가공, 유통 및 비료·농약 관련 핵심기업에 투자하여 수익을 추구하는‘마이애셋 글로벌 애그리 코어 주식형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글로벌 애그리 코어 주식형’ 펀드는 글로벌 리서치를 통하여 농업분야의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고, 농업의 성장성을 투자수익으로 충실히 반영하는 장기 성장형 펀드이다. 최근 10년 동안 6조원 이상의 농산물펀드를 운용중인 네델란드의 로베코자산운용에 운용이 위탁되어 있으며, 특정 국가 또는 특정지역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로 인해 새로운 분산투자 대상을 찾는 고객이 주요 대상고객이다. 개인 또는 법인이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고, 운용은 마이애셋자산운용에서 담당한다.
하나은행도 농산물 관련 펀드들을 판매하고 있다. 밀과 옥수수, 면화, 콩 등 해외 농산물에 직접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 로저스농산물지수 인덱스펀드’와 ‘미래에셋맵스 로저스커머더티 인덱스펀드’ 등을 판매하고 있다.
농산물지수 인덱스펀드는 농산물 투자를 통한 분산투자효과 및 인플레이션 헤지효과를 추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커머더티 인덱스펀드는 6종목의 에너지(44%), 20종목의 농산물(35%), 10종목의 금속(21%) 등 원자재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하나은행측은 “농산물 뿐아니라 신흥시장의 경제성장에 따른 원자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존 자산에 농산물 등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를 추가함으로써 분산투자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투자위험 높아
이처럼 가격 급등에 따라 농산물 관련 펀드들이 각광을 받으면서, 은행들은 펀드 판매에 따른 짭짤한 판매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과 대구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는 ‘산은 짐로저스 애그리 인덱스 파생상품 펀드’의 경우 은행이 챙길 수 있는 판매 보수는 연 1.2%로 선취수수료(1.2%)가 부과되는 경우에는 연 0.30%다.
기업은행과 대구은행에서 판매하는 ‘마이애셋 글로벌 에그리 코어 주식형 펀드’의 경우 은행은 연 1.8%의 판매 보수를 챙길 수 있다. 이 상품도 선취수수료(1%)가 부과되면 판매보수는 연 0.8%다.
하나은행에서 판매하는 농산물 관련 펀드의 판매보수는 연 1.26%대다. ‘미래에셋맵스 로저스농산물지수 인덱스펀드’와 ‘미래에셋맵스 로저스커머더티 인덱스펀드’는 선취 수수료(0.8%)가 부과될 경우, 은행은 0.76%의 판매 보수를 챙길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농산물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공급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산물 관련 펀드들은 새로운 투자대안으로서 각광받고 있고, 폭넓은 투자자층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도 펀드 판매에 따라 짭짤한 수익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금융권 전문가들은 농산물 관련 펀드와 관련해 ‘신중한 투자’를 주문하고 있다. 하나은행 김성엽 상품개발2부장은 “농산물 관련 펀드는 변동성이 높아 투자위험이 높다”며 “이에 따라 주력 투자 펀드를 두고, 보조적인 펀드 개념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농산물 가격상승이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언제까지 가격이 상승할 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무리하게 투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었다.
<농산물 주요 펀드 및 시중은행 판매 현황>
(단위 : 억원)
(자료: 각 은행)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