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신탁업 전체 양적 성과는 20조원 규모를 넘나들며 외형 확장을 지속중이지만, MMT와 정기예금신탁이 전체 신탁업 비중의 70%를 점유해 편중화된 모습이 역력하다.
즉 양적 성장뿐만 아닌 질적 성장 보완을 위해서는 증권업 특유의 색깔을 살릴 수 있는 신탁업의 다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인 것.
◆ 양적 성장은 ‘확연’, 질적 성장은 ‘글쎄’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신탁업 인가를 취득한 *13개 각 증권사의 전체 신탁사업 수탁고는 21조 1,606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출범 2주년 사업 성적표 치고는 우수한 성과라 할 수 있다.(2007. 11.30 기준)
그러나 전체 수탁고 중 MMT와 정기예금 신탁이 각각 40.5%, 28.0%의 비중을 나타내고 있어 증권업 특유의 색깔을 지닌 신탁사업 다변화와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즉 외형적인 사업 확대 측면에서는 의의를 둘 만 하지만, 신탁 사업중 가장 수익성이 낮은 MMT(Money Market Trust)나 정기예금신탁의 쏠림화로 증권사가 실질적으로 취할 수 있는 수익에는 한계가 있다는 관측이다.
A증권사 신탁사업 담당자는 “은행의 정기예금에 주로 운용하는 정기예금신탁이나 MMT는 단기간 수탁고 불리기에 유리한 것이 사실이지만, 수익성엔 큰 실효성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외형적인 확장뿐만 아니라 질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수익성이 큰 신탁상품의 출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그렇다면 왜 증권사의 신탁사업이 수익기반이 낮은 MMT와 정기예금신탁 비중으로 과도하게 쏠렸던 것일까.
한국증권 신탁부 김태균 차장은 “당초 증권사의 대표 신탁사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주식형신탁이나 자사주 신탁이 올해 불어닥친 펀드 강세로 인해 주춤했다”며 “은행권에서는 대표 신탁상품으로 군림중인 재산신탁 또한 증권사의 총 신탁업 수탁고중에서는 1조가 겨우 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업계 관계자들은 초창기 각 증권사들이 외형 확대에 치중한 나머지, 전문인력 인건비 부담이 적고 다소 수월한 MMT나 정기예금신탁 위주로 신탁사업을 구성한 점도 꼽고 있다.
◆ 담보신탁 허용 등 신탁업 저변확대 나서야
한편 증권사의 신탁업이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도 이루기 위해서는 부동산 담보신탁 업무 인가와 신탁 전문인력, 상품 육성이 필수 과제로 선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향후 자통법 시대가 도래하면, 증권사의 신탁업 비중과 위상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각 증권사들마다 부가가치를 살릴 수 있는 신탁상품 출시 병행은 물론, 부동산 담보신탁 허용이 필수적으로 허용 되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 것.
현재 증권업계는 부동산 신탁사업 가운데 수익성이 낮은 관리와 처분신탁사업만 인가를 받은 상태다.
대우증권 연금신탁실 김명환 팀장은 “자통법 시행에 대비해 각 증권사들이 IB를 지향하면서, 결국 이와 연계돼 구조화된 유가증권신탁, 금전채권신탁, 부동산 신탁 등 재산신탁 사업 비중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아직 증권사가 담보신탁 업무 인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 향후 투자은행 사업을 영위할 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신탁업에 대한 대중적인 저변확대와 의식 확대도 이끌어내야 질적 성장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신탁팀 이성환 과장은 “국내보다 신탁사업이 대중적으로 자리잡힌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의 사례를 관계자들이 직접 보고 벤치마킹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사업준비를 위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