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SK C&C와 대우정보시스템은 인도 법인설립 등을 통한 교두보 확보로 현지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국내 시장에서도 특정 IT산업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한 해당 기업들은, 인도 내 현지 IT기업과의 기술협력 등을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에 분주한 상태로 87조 원에 이르는 인도 IT시장에 안착한다는 계획이다.
◆ 교두보 확보에 전력투구
SK C&C는 29일 인도 델리 노이다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인도 내의 통신인프라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날 설립된 인도법인 ‘SK C&C India’는 SK C&C가 지난 4월 중국에 설립한 중국법인에 이은 두 번째 해외법인으로, 현재 SK C&C는 동 법인에 대한 지분 100%를 단독으로 투자한 상태다.
SK C&C는 SK C&C India를 오는 2010년까지 약 1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거두는 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인데, 향후 동 법인을 통해 인도 이동통신 및 아웃소싱 관련 IT서비스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SK C&C의 윤석경 사장은 “인도 현지 법인은 이동통신사와의 전략적 제휴 추진 및 인도 IT업체들과 네트워킹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미국 헬리오 사업 등 계열사의 해외 진출을 도와주는 역할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 C&C India는 현재 인도 최대의 이동통신사인 바티에어텔과 함께 제공 중인 인도 최초의 뮤직 서치 서비스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며, 본사와의 긴밀한 전략공유 및 현지 지원을 통해 다양한 부가서비스 모델 확보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한편, 대우정보시스템은 SK C&C보다 하루 앞선 28일 인도 뭄바이에서 인도 TATA자동차 그룹(이하 TTL)의 IT자회사인 INCAT와 제조IT분야의 임베디드 SW 시장 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MOU를 통해 각사가 보유한 자동차ㆍ항공ㆍ조선사업 분야에서의 기술제휴로 인도뿐 아니라 전세계 IT서비스 시장을 개척한다는 장기적 비전을 발표했다.
대우정보시스템의 정성립 회장은 “이번 협력으로 대우정보시스템은 인도 등 해외지역 진출을 위한 현지 IT서비스 파트너를 확보하게 됐다”며 “자동차 분야에서의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세계시장으로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소극적 현지 투자가 발목
지난 2006년 390억 달러(약 39조원)를 기록했던 인도 IT시장은 인도 경제의 높은 성장세와 정부차원의 과감한 투자에 힘입어 08년에는 870억 달러(8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 분야의 경우는 2010년까지 총 5억 명의 가입자가 예상되는 미개척 시장이기 때문에, 부가서비스 파생시장까지 고려하면 정확한 규모조차 예측하기 쉽지 않은 시장이다.
그러나 야심찬 포부를 갖고 인도 시장에 이미 진출한 국내 SI 기업의 사례를 볼 때, 지금과 같은 인도 시장 진출이 계속된다면 국내보다 IT경쟁력이 높은 인도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의 시각이 높다.
문제는 현재까지 인도 시장에 진출한 SI기업의 사례를 살펴볼 때, 특화된 사업전략을 추진하기 보다는 단순히 국내보다 저렴한 인도 IT인력의 인건비를 활용하려는 측면이 강하다는 데 있다.
국내 SI기업순위 1위를 자랑하는 삼성SDS는 지난 04년 인도 내에 개발센터를 설립해 운영해 오고 있지만, 3년가량이 지난 현시점에서도 아직까지 이렇다 할 구체적인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또한 포스데이터 역시 올해 4월 인도 부바네스와르에 해외법인보다 규모가 작은 해외개발센터(ODC)를 설립해 운영해 오고 있지만, 동 개발센터의 전체 인력규모가 10여명에 불과해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에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현재로선 인도 현지에 법인을 설립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바 없다”면서도 “철강 분야의 IT아웃소싱 사업을 위주로 현지 기업과의 협력모델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LG CNS는 지난 2004년 국내 SI업계 중 가장 먼저 인도시장에 진출한 기업으로, 340여명 규모의 현지 법인 인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적극적인 사업 추진으로 지난 2005년에는 미주ㆍ유럽 지역에 위치한 25개의 해외 고객사를 확보해 1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매출규모는 다국적 IT기업의 실적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지만, 불모지인 해외시장에서 이뤄낸 값진 성과라는 데 의의를 둘 수 있다.
특히 지난 2006년에는 인도법인 전 조직과 업무 프로세스에서 국제 SW 품질인증 규격인 CMMI5 인증을 획득한 바 있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기술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동 사례는 적극적인 투자가 불러온 대립적인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LG CNS 관계자에 의하면 “현재 인도 시장의 경우는 국내 IT기업에게 기회이자 동시에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동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전사차원의 적극적인 투자가 선재되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인도 시장이 현재는 급속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단 기간 내에 중국과 동남아 지역이 이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단순히 인도 시장에서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남규 기자 ng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