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기구는 우선 ‘위탁매매업’, ‘자기매매업’, ‘종합증권사’ 등 증권사의 영위업무에 따라 심사 수준을 차등화하기로 했다. 여기에 이에 따른 ‘증권사 신규 설립 허가 기준’도 세분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방침으로 인해 종합증권사의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자본과 전문성, 국내외 네트워크 기반’ 등을 모두 갖추고 있어야 신설이 가능해진다. “종합증권사는 유가증권 인수 등 리스크가 높은 영업을 취급하기 때문에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금감원 등은 ‘주요 출자자 적격성 요건’에 “금융업 영위경험 등 증권업 영위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항목도 명시했다.
금융감독기구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증권사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 은행권은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은행들의 증권사 신설이 한결 쉬워진 것이 아니냐”는 반응인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업 영위한 경험과 함께, 자본과 전문성 그리고 국내외 네트워크를 갖춰야 한다’는 요건에 근접한 회사는 은행들 뿐”이라며 “이에 은행들이 증권사 신설에 더욱 자신감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증권사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은행 등은 ‘증권사 신설 요건’을 면밀히 검토하고 이에 따른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기업은행은 애초 기존 증권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증권사 인수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증권사를 신설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금융감독기구의 ‘신규 증권사 허가 조건’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검토결과를 가지고 28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신설’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고 말했다.
한누리증권 인수에 적극적이었지만 결국 국민은행에 패한(?) SC제일은행도 증권사 신설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증권사를 ‘신설’하느냐, 아니면 ‘인수’하느냐를 놓고 아직 정확히 정해진 것은 없다”며 “이번 신규 증권사 허가 조건 등을 검토해야 결론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한누리증권을 인수한 국민은행도 추가적으로 증권사 신설할 것이란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최근 “한누리증권 인수로 증권사를 신설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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