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카드 콜센터에서 카드관련 업무상담을 미끼로 끼워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불완전 판매의 가능성이 높은데다가 보험계약 체결시 자사 카드로 보험료를 결제하도록 유도해 카드수수료도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부대업무 실적중 가장 높은 보험대리점영업에 열을 올리면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카드사들의 부대업무 실적 중 보험대리로 인한 수익은 1993년 467억원에서 2000년에는 1554억원으로 늘어났으며 2006년에는 5941억원으로 13배 가까이 늘었다.
또한 2007년 상반기에는 3472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2819억원에 비해 653억원(23.2%)나 늘었다. 이 추세라면 올해 말에는 7000억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신용카드사들이 보험대리점영업에 집중하면서 보험업계의 시름은 더 늘어나고 있다.
현재 신용카드사들은 보험판매 전담콜센터를 대리점으로 인가받아 영업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카드사들이 보험판매 콜센터를 대부분 아웃소싱을 주고 있어 체계적인 고객관리보다는 수당을 더 받기 위한 판매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보험판매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들어나고 있다.
특히 특정 카드 회원들에게 보험 가입의 특전을 주어 공짜나 아주 저렴한 보험료만 내면 가입시켜주는 것처럼 설명하고 약관 등 자세한 자료는 가입후 보내준다며 우선 가입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OO카드 회원들에게만 특별히 XX보험을 가입해 드리고 있다”는 식이다.
하지만 실제 해당 보험사에서 동일하게 판매하고 있는 보험상품과 비교하면 가격이 저렴하지도 보장내용이 다르지도 않은 상품이 대부분이다.
또 신용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보험영업을 하면서 고객정보를 활용해 유리한 내용만 소개한 후 전화로 가입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어 카드고객에게 전화로 보험상품을 설명하고 본인 동의 없이 보험에 가입시키거나, 보험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저축상품처럼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보험 가입시 질병사실을 고지했으나 청약서에 반영하지 않는 등 보험영업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은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단체에 신용카드사의 보험영업과 관련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민원사례를 보면 카드사에서 감기만 걸려도 보상해 준다는 전화를 받고 보험가입한 회사원 송모씨는 최근 갑상선이 아파 치료비를 청구하려 하자 “입원에 한해 치료비가 지급된다”며 보험금 지급이 거절된 사례가 있다.
또 서울시 강남구에 거주하는 조모씨의 경우 카드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가의 암보험에 가입하라는 권유를 받은 뒤 가족 중 보험설계사가 있어 보험 가입을 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이후 자료를 보내주면 참고해 보겠다고 하였으나, 보험료가 카드고지서에 청구된 사례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의 다이렉트보험 판매실적은 보험업계의 10분의 1 수준이지만 민원은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며 “보험대리업무를 담당하는 카드사 콜센터는 직영이 아니라서 불완전 판매 우려가 높아 보험사들도 신중하게 제휴를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험민원발생과 함께 보험사에게 부담이 되는 것은 카드사들이 보험상품을 판매하면서 자사 카드로 보험료를 결제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점이다.
카드사의 입장에서는 보험계약체결로 인해 얻는 수수료 수익과 카드결제로 발생하는 카드수수료 수익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이지만, 보험사들은 판매수수료는 물론 카드수수료라는 부담까지 떠안아야 한다.
이로 인해 TM전용상품이 많은 생보업계도 손보업계와 마찬가지로 카드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생보업계의 관계자는 “생보사의 입장에서는 카드사들이 보험을 판매할 때마다 사업비 부담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라며 “카드수수료로 인해 사업비 부담이 커지고는 있지만 TM상품의 특성상 저렴한 보험료가 중요하기 때문에 마음대로 보험료를 인상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