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력 수급 동맥경화 = 증권사들이 능력 있는 애널리스트를 양성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 속에서 자체적으로 교육·훈련을 통한 독수리의 눈처럼 날카로운 통찰력의 애널리스트를 양성하는 데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증권업계에서 주요 언론사의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자주 이름이 오르내리는 유명한 애널리스트나 팀장급을 스카우트하는데 드는 비용은 최소한 2~3억 원이 든다는 게 관행이다.
올 초 하나대투증권이 ‘증권업계 족집게’로 이름이 난 김영익 리서치센터장을 영입하면서 들어갔던 비용에 대한 시장 안팎의 관심도 이와 무관치 않다.
대형사들이 공격적으로 애널리스트를 영입하면 잘 키운 애널리스트를 잃은 중·소형사들도 철저한 ‘성과보상주의’에 입각한 인력충원을 할 수밖에 없다.
반도체·조선·자동차 등 주요업종의 애널리스트 몸값이 연 5억원이 넘는 경우도 있다는 후문이다.
모 증권사의 한 임원은 “업무환경이나 하우스의 브랜드 제고 등을 통해 실력있는 애널리스트들의 라인-업에 신경쓰고 있으나 고비용이 다소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 투자의견 매수 일변도 = 증권분석사회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애널리스트 영입이 과당경쟁화되면서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금융선진국들처럼 애널리스트 자격시험 제도를 도입해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 당국이 애널리스트 자격증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애널리스트 자격증은 따로 없다. 또 애널리스트들이 기관들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나머지 제 역할을 못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에프엔가이드가 최근 5년간 애널리스트 종목보고서 9만4061건을 분석한 결과 매수의견이 6만8125건으로 72.4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매도 의견은 617건으로 0.66%에 그쳤다.
특히 업황이 좋아지면서 매수 의견은 2003년 65.31%에서 올해 78.40%로 13%포인트 이상 급증했다. 반면 매도의견은 2003년 1.21%에서 0.14%로 크게 떨어졌다.
모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매도의견을 내기 어려운 때가 많다”며 “대형 종목에 매도의견을 냈다가 종목과 관계된 기관들과의 껄끄러운 관계로부터 100% 자유롭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 개인 투자자는 “애널리스트들의 분석보고서를 유용한 투자 참고자료로서 활용하고 있지만 대부분 매수의견이라 ‘초강력 매수 추천’의 사인이 아니면 선뜻 나서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