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업계 최초로 우정사업본부(이하 우체국)와 수익증권, 주식, 선물/옵션 등 증권계좌 개설을 체결한 CJ투자증권에 이어 지난 13일 한국투자증권도 우체국과 ‘펀드계좌개설 대행 서비스 업무제휴’를 맺고 고객이 우체국에서도 펀드계좌 개설이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재까지 펀드가입을 하기 위해서는 각 증권사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펀드판매 대행을 하는 일부 은행창구를 통해 직접 가입하는 방법이 가장 보편적인 방식이었다.
그러나 증권사들의 우체국을 통한 펀드계좌개설 대행서비스가 시행되면서 증권사 지점의 진출이 어려웠던 군 단위 이하 거주자들도 각 지역 우체국 창구를 찾아 펀드계좌개설이 용이해지며 손쉽게 펀드투자도 가능하게 된 것.
특히 수도권이나 주요 거점 도시 지역 위주로 편중된 증권사나 은행영업점과 달리 우체국 창구는 현재 2,740개 규모로 전국 지역 어디서나 골고루 분포되어 있어 군 단위 이하 지역에 거주하는 투자자들도 펀드가입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J투자증권 마케팅팀 조용순 팀장은 “현재 우체국을 통한 펀드계좌 개설 제휴로 운용사 구분없이 성과가 좋은 대표펀드 3~40종을 구비해 판매중인데, 고객들의 반응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더욱이 CJ투자증권의 경우 부산과 일부 도시의 점포망뿐 아닌 전국에 골고루 퍼진 우체국 채널을 통해 신규고객 확보와 증권계좌 개설까지 덤으로 얻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지난 2004년 말부터 업계 최초로 홈쇼핑을 통해 지속적으로 CMA를 판매한 동양종금증권과 더불어 굿모닝신한증권도 20일부터 펀드, 랩, CMA 등 ‘굿모닝신한증권의 명품시리즈’펀드판매를 GS홈쇼핑을 통해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동양종금증권 관계자는 “홈쇼핑은 기존 매체와 차별화되는 광고 채널로써 1시간이라는 방송시간동안 CMA상품에 대해 충분히 설명함으로써 고객의 이해도 증진을 높이기에 적당하다”며 “이달 말부터는 CMA외에도 주력상품인 동양월드드림펀드랩도 홈쇼핑을 통해 방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마케팅팀 김계흥 차장 역시 “펀드의 홈쇼핑채널 판매는 곧 증권사들의 투자설명회가 안방까지 진출했다는데 의의를 둘 만 하다”며 “이에 따라 고객 입장에서는 홈쇼핑채널을 통해 증권사들이 선보이는 상품을 비교, 좀더 편리하게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러한 증권사들의 다채널 영업 전략과 관련, 그동안 영업지점망의 수적 강세에 밀려 수익증권 판매고에서 완전 역전을 당한 은행권의 펀드판매수탁고 격차를 증권사가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의 시각도 내비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은행은 각 창구에서 펀드가입 대행이 직접 가능하지만, 우체국의 경우에는 기존의 우체국 예금과 보험위주의 업무만을 영위하고 펀드판매 대행이 불가능한 상태라 증권사 입장에서는 판매채널로 이용하기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인 것.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에 밀린 증권사들의 펀드판매 수탁고는 결국 은행권의 점포망채널 수적 강세로 인한 역전현상”이라며 “따라서 증권사 입장에서 향후 증권업 고유의 전문성과 특화성을 효과적으로 살려 채널기반을 확대, 고객들에게 어필한다면 뒤쳐진 펀드판매채널에 승산이 있어 보인다”고 언급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 직접 영업점을 거치지 않는 우체국이나 홈쇼핑을 통한 다채널 펀드판매로 인해 우려했던 부분은 자칫 투자자들이 상품에 대해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펀드가입을 하는 불완전 판매에 대한 염려다.
그러나 최근 간접투자에 대한 투자환경과 언론을 통한 상품지식과 정보의 습득으로 예전과 달리 투자자들의 수준도 점차 다각화되며 높아지는 추세라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는 속단하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한국투자증권 이비지니스본부 이형원 대리는 “그동안 투자자들이 언론을 통해서나, 또는 판매자교육 등을 통해 상품에 대한 제반지식이 과거와는 달리 많이 변화된 모습”이라며 “재테크의 필수 수단으로 펀드나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져가는 상황이고 온라인을 통한 사용빈도도 증가추세임을 고려해 볼 때 향후 다채널영업 효과를 기대할만 하다”고 설명했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