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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사피엔스 페쿠니오수스’ 이해하기

김남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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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7-01-10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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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코’라는 나라에서는 은행계좌를 개설하려고 해도 최소 10만 달러의 예치금이 있어야 한다.

이 나라에서 꽤 유명한 ‘지미즈’라는 나이트클럽에는 벤틀리, 롤스로이스, 페라리, 벤츠 등 세계적 명차들이 도열해 있기 일쑤. 이 클럽의 샴페인 한잔은 40달러나 된다고 한다. 주 고객은 부동산 재벌과 사우디의 석유 부호들이다.

모든 사람들이 부자가 되길 꿈꾼다. 아마도 앞서 말한 부자들의 생활단면을 닮고 싶은 욕망이지 않을까? 어쨌든 부자는 보통사람들과는 또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듯하다.

자연사 동물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리처드 코니프가 쓴 책 ‘부자(富者)(원제 The Natural History of the Rich)’에서는 이와 같은 부자의 행태를 잘 묘사하고 있다.

코니프에 따르면 부자는 보통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호모 사피엔스 페쿠니오수스(Homo Sapiens Pecuniosus)’ 종(種)으로 분류된다. 페쿠니오수스란 ‘소유’, ‘금(金)’ 등의 뜻을 지닌 라틴어.

이들의 행동과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분석하려는 움직임은 비단 보통사람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금융권에서는 VIP 중에서도 VIP를 위한 PB서비스 제공에 골몰하고 있다.

최근 은행권에 따르면 PB사업 재편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10일 기업은행이 기존 PB사업부를 PB사업단으로 확대 개편하고, PB전문점을 증설키로 했다. 이날 부산은행도 PB사업반을 PB사업부로 격상했다.

이보다 앞선 3일 국민은행도 PB기획부를 PB영업기획부와 PB영업추진부 체제로 바꿨다. 이들 은행 모두 마케팅 역량강화와 PB 전문성 향상에 집중할 계획이다.

하나은행도 1일 조직개편을 통해 WM본부를 투자은행본부, 법인영업본부, 신사업본부 등과 묶어 신설한 시너지그룹산하로 옮겼다. PB본부에는 전략기획통으로 알려진 새로운 부행장보가 임명됐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업, 재단, 거액자산가들에게 하나금융그룹의 증권, 보험 등 다양한 자산관리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는 등 양적인 성장을 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 속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엿보인다. 하드웨어 개편에 이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노력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권 프라이빗뱅커들을 만나보면 부자들에 대한 이해부족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부자이해하기, 와인강좌 등 각종 교육 프로그램이 있긴 하지만 부족함을 느낀다는 게 일선 PB들의 목소리다.

한 은행 PB는 “부자들의 문화를 이해하기엔 프로그램이 너무 짧고 단편적이다”라며 “본인도 노력해야겠지만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PB사업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작년 한해 PB등급제, 교육제도 확립 등을 바탕으로 내실을 다져왔다고 판단한 은행권은 올해 본격적인 영업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올 상반기 국회통과가 예상되는 자본시장통합법을 계기로 증권사나 보험사들도 자산관리를 바탕으로 한 PB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이다. 여기에 외국계 금융권과 일부 GA사들까지 호시탐탐 PB시장을 노리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 있다 보면 자칫 기본을 잊어버릴 염려가 있다. 마케팅도 차별화도 그 대상인 부자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헛다리짚기가 되는 것은 불을 보듯 한 일이다.

금융권은 지금이라도 ‘호모 사피엔스 페쿠니오수스’ 이해하기에 나서야 할 때다.



김남현 기자 nh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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