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후 은행들끼리 충돌과 갈등을 낳았던 두 가지 묵은 과제 가운데 하나는 사뭇 비관적이고 하나는 기대반 우려반으로 엇갈리고 있다.
우리은행 이름을 둘러싼 소송은 조정절차를 놓고 줄다리기가 지속되고 있어 비관적 진로로 나아갈 가능성이 아직도 높은 상태다.
이와 달리 역마진 논란과 남의 고객 뺏기마저 서슴치 않았던 출혈 과열 경쟁은 은행들이 한결같이 회피 또는 자제하겠다는 모습이어서 기대를 낳는다. 물론 동시에 한 두 은행만 공격적 태도로 돌변하면 모두가 돌변하기 십상이란 평가가 지배적인 상태다.
먼저 ‘우리은행’이란 이름 때문에 영업과 은행경영에 불편함이 따른다는 이유를 앞세워 국민 신한 하나 외환 부산 대구 등 9개은행이 우리금융지주를 상대로 제기했던 소송은 2심격인 특허법원에 넘어간지 약 1년만인 지난달 조정절차에 들어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9개은행 소송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한 관계자는 “처음엔 (조정절차를)우리금융지주측이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나중에 받아들여 지난달부터 조정절차에 들어간 상태이고 소송대리인간의 협의가 진행중”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은행’이란 이름은 그대로 두되 다른 은행들이 영업을 할 때나 대내외 업무과정에서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할 묘안을 찾으려는 시도가 전개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고측 은행 한 관계자는 “묘안을 찾는데 성공한다면 이 사안 때문에 쌓인 감정과 상처를 털고 서로 영업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다만 법무법인 관계자는 “아직은 서로간의 요청사항을 교환한 정도여서 앞으로의 전망을 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해 긍정적 결과를 얻을지 미지수임을 시사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설사 소송대리인간에 의견접근이 진척되더라도 우리은행쪽 강경기류를 걷어내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우리은행측 한 관계자는 “멀쩡한 이름을 문제삼아 소송이 진행됐고 지난해 10월말 1심격인 특허심판원이 원고측 청구를 기각, 우리가 승소한 마당에 지금 와서 조정할 이유도 없고 그럴 여지 역시 없다”는 말로 강경기류를 대변했다.
만약 양측이 조정에 실패하면 특허법원의 2심판결절차가 다시 진행한 뒤 판결에 맡겨야 하고 이 마저 불복하는 쪽이 나오면 대법원 판결에 맡기는 대립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다른 은행 고객 뺏기가 공공연했던 경쟁 풍속도가 완화될지 모른다는 기대감은 아직 품음직 하다는 게 다행인 상황이다.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마다 새해 경영전략 또는 방침이 확정된 가운데 수익성을 돌보지 않는 영업을 지양할 뿐 아니라 수익성이 뒷받침 되지 않는 자산확대를 배제하는 움직임에 일치하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 한 고위관계자는 “새해 상반기 경기가 나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급격한 자산성장을 꾀할 은행이 없는 대신에 국내시장에선 비은행부문 강화와 비이자이익 확대 경쟁에 초점을 맞추고 글로벌 진출의 성과를 내려는 경쟁으로 중심축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대형 국책은행 한 관계자는 “단기 업적에 쫓긴 나머지 한 두 은행만 다시 (출혈 과당경쟁양상으로)치고 나오면 언제 깨질지 모르는 게 엄연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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