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범은행권 6대은행들의 대출증가폭은 올해 11월까지의 80조2000억원대보다 28~29조원 줄어든 51~52조원 정도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 대출증가율이 하나은행 다음으로 높았고 절대 규모로는 은행권에서 가장 많았던 우리은행이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 결정적인 변화를 이끌고 올 전망이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농협은 명목경제성장률과 엇비슷한 수준으로 대출자산을 늘릴 계획인 반면에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적극적으로 늘리고 신한은행과 기업은행도 외형성장대열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외환은행 매각계약 파기 통보를 받은 뒤 대출증가목표를 소폭 상향조정해 전체적으로 10% 이상의 대출증가목표 수립에 접점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들어 11월말까지 12조977억원 늘려 원화대출잔액이 134조3929억원이기 때문에 이 수준에서 10% 이상이라면 내년 대출자산규모는 148조원 이상을 이루게 된다.
또한 새해에는 국민은행 말고도 원화대출 100조원 시대를 열 은행이 두곳이나 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20조8231억원이나 늘린 덕에 11월말 현재 잔액이 95조850억원에 이른다. 11월말 기준에서 7%를 늘린다 해도 101조8000억원 정도는 이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신한은행은 신한금융지주측과 최종 조율중이긴 하지만 10%는 넘길 것이 확실시된다. 좀더 적극성을 띤 11% 안팎의 목표를 주장하는 안이 받아들여진다면 11월말의 89조449억원에서 9조8000억원 정도 늘려 98조8400억원 안팎에 이를 수 있다.
12월 추가로 대출자산을 늘리고 11% 목표를 세운다면 산술적으로 원화대출 100조원 대열에 오를 수도 있다.
농협은 유가증권 운용비중이 시중은행보다 높다. 그러나 새해엔 대출자산을 늘리는데 무게를 두되 증가율 목표를 7~8%정도로 추진하는 방안을 놓고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올들어 지난 11월29일까지 8조9778억원 늘린 데 이어 새해에는 6조2400억~7조1500억원 늘리는 셈이 되기 때문에 95조~96조원 규모로 올라설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규모가 열세인 점을 감안해 새해에도 공격적인 포지션을 취할 방침인 가운데 사업본부별로 잠정적으로 세운 대출증가율 목표를 취합중인 가운데 10% 이상의 증가 목표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증가폭이 18조5112억원으로 30.51%라는 은행권 최고 증가율 속에 11월말 원화대출규모가 79조1788억원이므로 적어도 새해 증가목표대로 가면 못해도 87조1000억원 이상의 외형을 갖출 것이 예상된다.
기업은행은 올해 11월까지 증가폭이 11조9491억원으로 증가율이 20.89%나 되지만 새해에는 이보다 적은 10% 이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 10% 늘린다면 6조9200억으로 새해 원화대출 규모는 76조1000억원 이상의 몸매로 불어난다.
이처럼 적극적인 은행이라 하더라도 올해 증가율보다 대출증가목표가 적은 것은 새해 상반기까지는 경기회복이 어려운데다 대출의 주종을 이뤘던 주택담보대출을 크게 늘리기 어려운 사정이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교차판매를 늘리고 카드영업을 활성화해 수수료 등의 비이자이익을 늘리려는 전략에 대체로 함께할 것으로 보이는 것도 한 몫할 전망이다.
단지 특이한 점이 있다면 기업은행의 포지션이 눈에 띌 정도.
은행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국책은행이자 중소기업금융 최강은행으로서 대출수요 흡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어 자산증가폭이 더 커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건 7~8%수준의 소극적인 대출증가파에 속하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인 10%이상을 내다보는 범은행권 6대은행 원화대출은 규모는 모두 합해 올해 555조9000억원 언저리(11월 기준)에서 새해 말엔 630조원 안팎에 이르러 2008년 700조원대를 겨냥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치 대출자산과 내년 성장규모 추정치>
(단위 : 억원, %)
<자료 : 각은행, 기준일은 농협만 1월2일 나머지는 월말>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