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감사결과 가운데 한은과 관련한 주문은 당장 27일 한은측의 ‘한국은행 중장기 발전전략 및 경영혁신 방안’ 발표를 이끌어 내는 전과를 올렸다.
아울러 재경부가 금융정책국장과 전문가들로 구성한 국책은행 기능 역할재정립 TF팀이 산업은행 역할재정립방안을 놓고 집중 검토하는 와중에 감사원은 사실상 대우증권 등 5대 자회사 정리방안마련과 함께 민간부문의 경쟁금지를 촉구했다. 국회 국정감사 때도 비슷한 주문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아 압력이 거세질 공산이 크다.
◇ 한은 ‘신뢰받는 선진 중앙은행’비전 제시 = 한국은행은 27일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선진 중앙은행’을 중장기 비전으로 잡고 3대 슬로건과 함께 ▲정책기능 강화 ▲조사연구기능 확충 ▲국제금융 협력 증진 ▲화폐제도 선진화 ▲정책커뮤니케이션 강화 ▲경영효율성 제고 등의 전략을 내세웠다.
주 내용으로는 지역본부 조사연구기능을 강화하되 광역시·도 위주로 재편하기 위해 일부 소형본부와 지점 정비방안을 마련하고 소규모 팀을 통폐합하거나 반조직으로 격하해 본점 125개팀의 18.4%인 23개팀을 통폐합 할 계획이다.
대신에 지식경영·통합리스크관리·지급결제제도 조사연구 등 신규 업무수요가 있는 팀을 신설하기로 했다. 외부전문가를 수시 영입해 연간 채용인원의 30% 수준까지 늘리고 개방형 공모제를 활성화 하는 동시에 전문성 유지가 필요한 특정분야의 전문가를 육성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또 성과급 차등폭을 확대하고 연봉제와 특정직렬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등 보수체계를 직무가치와 성과 중심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 산은 IB부문 별도자회사 등 공공·상업분야 분리안 검증 중 = 아울러 산업은행에 대해 자회사 정리방안과 지점 통폐합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한 권고는 당장 받아들여지지는 않더라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경제부와 산업은행은 내심과 내부 분위기와는 달리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감사원 권고에 대한 반기를 들지 않았다. 일단 재경부 내 TF팀은 오는 10월말까지 산업은행 역할 재정립 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TF팀은 지난주 산은의 연구용역을 맡았던 금융연구원으로부터 ‘본디부터 주어진 역할인 공공부문과 금융경제 변화에 따라 수행하게 됐고 강화해야할 상업분야를 균형발전시키자’는 것을 뼈대로 한 연구결과를 전해 받았다.
TF팀은 이를 토대로 이번 주 이후 산은의 입장을 포함해 각계 견해를 수렴해 10월말 최종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그런데 TF팀 활동 도중에는 오는 10월25일 산업은행 국감과 같은달 27,30일 재경부 국감이 예정돼 있는 등 국회 국감에 따른 영향도 배제하기 어려울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따라서 올해 4분기는 그 진폭과 정도가 달라질지언정 한국은행과 산업은행의 눈에 띄는 변모가 예고되고 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