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말 대비 지난해를 비교할 때 금융권 전체로 회사수가 312개사나 줄었지만 임직원 수는 큰 변화가 없었던 대신 자기자본이 무려 192.1%(93조원)늘어나고 총자산은 48.2%(558조원) 늘어났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2일 금융산업 규모 변화를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금융통계월보를 개편했다며 이같은 집계치를 내놨다.
회사 숫자는 은행과 증권은 소폭 줄었으나 보험은 40개사에서 51개사로 오히려 늘었다.
특히 신협이 무려 266개나 준 것을 비롯해 저축은행 36개사 종금·여전 14개사 등이 줄어들어 비은행권역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와 달리 보험과 증권 권역만 임직원이 줄어들었을 뿐 은행과 비은행 임직원은 늘었기 때문에 금융권 전체 임직원은 약26만1000명에서 약25만9000명으로 감소폭이 미미했다.
회사 숫자가 줄고 임직원 규모가 그대로인데다 카드대란의 충격 속에 카드사들이 대규모 적자를 낸 2003년을 빼고는 해마다 큰 이익을 본 덕분에 자기자본이 대폭 늘었다. <그림1 참조>
권역별 자기자본 변동을 보면 지난해 말 은행권은 84조원으로 2000년말 33조원에서 58.9%늘었고 보험이 16.8% 증권은 14.3% 비은행은 10.1% 각각 늘었다.
이런 와중에 은행권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말 64.7%에서 지난해 59.2%로 줄었다.
보험업계가 2000년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 지난해 24조원의 자기자본을 재구축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시장 은행집중현상의 주요 논거였던 은행권 총자산 비중 역시 큰 변동 없었다. <그림2 참조>
2000년 은행권 총자산은 829조원에서 지난해 1232억원으로 늘어났다.(증가율 48.6%) 그러나 새천년 들어 저축은행과 보험사 자산증가율이 각각 95.1%(20조원)와 89.8%(134조원) 늘리는 바람에 은행권 총자산의 비중은 2000년 71.6%에서 지난해 71.8%로 큰 변화가 없었다.
총자산 비중이 줄어든 곳은 비은행권역으로 종금사 비중이 떨어진 탓이라고 금감원은 밝혔다.
아울러 가장 가파른 변화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이다. 지난해 금융권 전체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3%로 2000년말 대비 6.3%포인트나 줄였다. 전체 규모 면에서도 56조4000억원에서 2003년을 빼고는 해마다 줄인 덕분에 21조7000억원으로 군살을 뺐다. <그림3 참조>
생존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금융권 전체 이익규모는 2001년 이후엔 2003년을 빼고는 해마다 이익이 늘었다. 특히 지난해엔 2001년에 이어 모든 권역이 흑자를 내기도 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