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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 써도 빚은 날고 저축은 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9-03 22:37

2002년 이래 개인 재무구조 악화만 거듭
전통대출에 카드·할부 증가세도 급속부각

아껴 써도 빚은 날고 저축은 긴다
개인부문 재무구조 악화세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아직 은행경영에 부담이 될 수준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론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주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의 입씨름을 낳았던 카드 빚 급증세는 소득과 소비 그리고 저축간 관계를 통찰할 때 면밀히 지켜봐야 할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다.

3일 한은의 통계를 살펴본 결과 개인부문 또는 가계의 소득 증가폭이 크게 줄고 있으며 씀씀이를 아꼈지만 저축률은 좀체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간 국민계정과 지난 1일 나온 올해 2분기 국민소득 등을 보면 국민가처분소득 증가율은 2002년 10.1%를 끝으로 한 자리수로 내려온 뒤 바닥으로 떨어진 형국이다.

2003년 5.7%에서 2004년 7.8%로 오르나 싶더니 지난해 3.2%로 떨어졌고 올 1분기는 감소한 뒤 2분기에 1.6%로 경착륙 우려를 간신히 돌려세웠다.

그렇다고 가계 소비지출이 지나친 것도 아니다. 가계소비는 2002년 7.9% 증가한 이래 지난해 가처분소득 증가율과 같은 3.2%증가했던 걸 빼면 씀씀이를 아꼈다. 2003,2004 이태째 마이너스 성장했고 올 들어 지난 1분기는 1.3%였으며 2분기는 0.9%로 절약모드로 전환 중이다.

그럼에도 저축률은 좋지 않다. 총저축률부터 2000년의 33.3%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개인저축률은 2001년 8.0%의 호시절을 그립게 한다.

올해 개인부문 저축률은 아직 공표되지 않았다. 2002년 5.1%보단 낫지만 2004년 7.5%보다 못했던 해가 2003년과 지난해다.

올 1분기 자금순환 집계에서 개인부문 자금잉여가 컸던 것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꺾였기 때문인 것으로 한은은 분석한 바 있다.

가계신용(빚)잔액 증가세는 지칠 줄 모르는 정열을 불태우고 있다.

2003년 카드대란 때 판매신용잔액이 21조3113억원 줄고 2004년 그 여파가 계속돼 판매신용이 다시 1조3651억원 빠진 걸 빼면 가계빚 증가세는 펄떡이며 뛰었다. 가계빚 전체 증가율은 2003년 1.9%, 2004년 6.1%, 지난해 9.9%로 점차 솟아 오르더니 올 들어서는 2분기 연속 10%를 웃돌고 있다.

전체 가계 빚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 가계대출 증가율은 2004년 6.8%로 둔화되는가 했지만 지난해 9.81%에 이어 올 들어 2분기 연속 10%를 웃돌았다.

가계 빚 움직임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카드 관련 지표다. 판매신용잔액은 2003년부터 이태 동안 감소했지만 지난해 10.9% 늘리며 완벽히 부활했고 상반기 증가율도 2.9%다.

카드대출은 6월말 현재 18조112억원으로 2004년만 못하지만 3월말 17조6000억원대로 줄었다가 다시 늘어난 것이다.

카드와 함께 할부금융 잔액 수준은 아예 2003년 6조8318억원에 근접한 6조6720억원으로 다시 불어났다.

결과적으로 개인부문은 소득이 줄자 씀씀이를 극도로 아끼지만 빚이 늘어나는 추세를 억누르지 못한 채 금융자산대비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상태로 요약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 한 고위관계자는 “가계부문의 급격한 신용위험 증가 가능성은 없고 내년까지는 구조조정기업 대형 매물이 남아 있어 은행 순익은 큰 폭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니까 경기둔화나 하강 여파로 다시 찾아올지 모를 어려운 때를 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은행들이 가계대출 확대 경쟁을 완화할 가능성은 많지 않을 뿐 아니라 카드부문의 경우엔 신한지주의 LG카드 인수가 유력해지자 다른 은행계 카드부문이 시장점유율 확대책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가계 빚 증가를 부채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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