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는 지난 2001년 9월 출범 후 처음엔 합작을 통해 비은행부문 진출에 나섰고 나중엔 M&A를 적극활용하면서 은행·비은행 시너지 극대화를 꾀하는 발 빠른 결단을 내렸다.
그 결과 지난 2004년부터 비은행분야 수익기여도가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본격적으로 열매를 수확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이번에 LG카드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기 때문에 큰 이변이 없는 한 비은행부문의 폭발적인 강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실제 신한지주가 LG카드 지분 85.7%를 인수할 경우(06년6월기준 추산) 기존 비은행부문 이익비중 22.5%에서 46.3%로 확대될 것으로 지주사는 추산했다.
은행과 비은행 손익비중이 53.7%대 46.3%로 국내에선 가장 이상적인 균형을 갖추는 셈이다.
과거 굿모닝신한증권, 신한카드 등 대부분의 주력 비은행 자회사들은 지난 2002년에 설립 및 출범해 1~2년의 정착과정을 거쳤다.〈그림 참조〉
신한지주는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노하우가 부족한 사업에 대해선 외국계 기관과 합작해 설립하는 동시에 M&A(인수합병) 등을 병행하며 빠른 속도로 비은행부문을 성장시킬 수 있었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지난 2001년 출범 당시 비은행부분 총자산이 3조5512억원(은행 62조원)에 불과했으나 2002년엔 9조3123억원으로 무려 3배 가량 불어났다.
당시 신한지주는 취약했던 증권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굿모닝증권을 인수한 후 신한증권과 통합해 굿모닝신한증권을 출범시켰다.
이 무렵 신한은행 카드사업부문을 과감히 분할한 것도 탁월한 전략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조흥은행 통합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카드부문을 분사해 카드업계의 새로운 리더로 끌어올렸고 이 경험을 살려 LG카드 2년 독립경영 이후 성공적 통합의 밑거름 삼을 수 있는 토대를 확립해 놓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자산운용부문에선 BNP파리바와 제휴해 합작 자회사인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을 출범시켰다. 50대 50의 지분율로 구성했다.
또 방카슈랑스 부문에서도 카디프 생명과 합작해 SH&C생명보험을 설립해 이 해에만 신한신용정보를 포함해 모두 5개의 비은행부문 자회사를 탄생시켰다.
물론 비은행부문 강화 노력이 단번에 눈부신 성과를 얻은 것은 아니었다.
자산증가는 꾸준했지만 손익지표 상 성과는 미미했던 때를 견뎌야 했다.
2002년 비은행부문 이익 규모는 고작 64억원. 이듬해에는 오히려 497억원의 손해를 봤다.
손익에서 비은행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02년 1.1%에 불과했고 2003년엔 마이너스 21.3%로 실패모델로 공격받기 알맞은 시련도 겪었다.
그러나 외연 강화와 더불어 안으로 시너지 극대화를 뚝심 있게 진행하며 힘을 비축한 보람은 2004년에 가시화 됐다.
그해 비은행부문만 599억원의 이익을 남긴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당시 지주사 전체 손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2%로 늘었다.
이어 지난해엔 신한생명 지분을 100% 인수하면서 자회사로 편입하는 전략적 선택을 더했고 당시 비은행 총자산은 28조3815억원으로 전년보다 다시 9조5785억원 늘어났다.
자연히 손익비중도 11.2%로 늘었고 이익도 1948억원을 기록해 2000억원대를 위협했다.
올해엔 조흥은행 카드사업을 분사한 후 신한카드로 합병하면서 비은행부문 손익은 상반기에만 지난 한해 순익보다 많은 2773억원을 기록했고 비은행부문 비중도 22.5%로 늘어난 것.
앞으로 LG카드를 인수하게 되면 지주사 설립 5년만에 은행과 비은행의 균형을 가장 앞서 갖추며 종합금융그룹 모델을 선도하는 위상을 갖출 전망이다.
노하우와 역량이 부족할 땐 BNP파리바, 카디프생명, 메쿼리 은행 등과 손잡고 사업구조와 경쟁력을 다지고 적시에 적극적 M&A를 거치며 비은행 강화를 성공시켜왔다는 점에서 금융사에 남을 성장모델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