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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당국 최종판단하는 게 바람직’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8-06 22:33

논문 리뷰 - 은행합병 경쟁심사제도 손질 방안

은행산업 경쟁력을 해치지 않으면서 독과점 우려 없이 국내의 은행합병을 허가해 주려면 몇 가지 제도정비가 필요하다 것을 제안한 논문이 눈길을 끈다.

은행합병이 독과점화를 낳으면 소비자 부담은 늘고 자금중개기능이 약화되는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어, 은행합병으로 인한 시장 경쟁저해 여부를 심사하는 일은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특히나 우리나라에선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어 발등의 불로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선 최종 허가권의 소재나 구체적 기준 등이 확립돼 있지 않아 논란을 낳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연구원 이병윤 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이 최근 펴낸 금융시스템 리뷰 15호에 실린 ‘은행합병과 경쟁정책’이란 논문을 통해 “우리나라 은행산업 시장집중도가 다소 높은 상태인데다 앞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고 은행산업이 자원배분 역할이 큰데도 산업특성을 감안한 제도 정비가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 연구위원은 아울러 제도정비의 바람직한 방안으로 △HHI(허핀달-허쉬만지수) 기준 채택 △중소기업대출 지리적 시장의 획정 △지점매각 등 시정조치 활용 등을 직접 제시했다.

이 위원은 HHI지수상 우리나라 은행산업은 2000년까지 ‘경쟁’이 이뤄지는 상태였지만 2001년부터 총자산 총예금 총대출 등 모든 기준에서 ‘다소 집중’ 구간에 들었다고 소개했다.

먼저 그는, 미국의 경우 실제 시장집중도를 재는 척도로 HHI를 채택한 가운데 합병 결과가 지수가 1800을 넘어 서서 ‘집중’ 구간에 들거나 이 지수가 갑자기 200포인트 이상 치솟는 경우 경쟁저해를 불러온다고 보고 허가해 주지 않는다고 그는 설명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경쟁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의 ‘1사 점유율 50% 이상 또는 3사 이하 점유율이 75%이상인 경우’라는 단 하나의 잣대 밖에 없기 때문에 은행 합병에 HHI채택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두번째로 중소기업대출의 경우 같은 지역 안에 있는 은행지점들로부터 심사를 받고 장기 관계를 띠는 지역성이 강하기 때문에 미국처럼 ‘지리적 시장 획정’을 통한 특정지역 집중도를 따져 봐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세번째는 지리적 획정 결과 집중도가 너무 높다면 지점매각을 전제로 승인을 하는 것처럼 여러 가지 보완조치 마련 필요성을 제기했다.

“HHI 채택 하고 中企대출 지역집중도 따져야”

금융硏 이병윤위원 ‘은행합병과…’ 논문서 주장

아울러 직접 주장은 아니지만 이 위원은 사례 분석을 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경우 경쟁당국과 허가당국이 독립적으로 심사를 한 뒤 경쟁당국의 견해를 참조해서 허가당국이 최종판단한다는 점을 부각시킴으로써 우리나라도 공정위와 허가당국인 금감위가 독립적으로 심사를 하되, 서로 의견 교환과 조율을 거치고 최종 판단은 허가당국이 하는 방안에 손을 들어주는 모습을 취했다.

그는 “미국이 다른 산업 경쟁관련심사는 경쟁당국에 맡기면서도 유독 은행합병에 따른 심사는 FRB 등 은행합병 허가당국과 경쟁당국인 미국 법무성(DOJ) 등 두 기관이 독립수행하려는데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고 관심을 환기시켰다.

이어 그 이유로 “은행산업 경쟁이 약화되면 경제전체의 후생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지만 경쟁이 너무 치열해지면 은행들이 이익을 못내 부실화할 수 있고 이것이 금융시스템 안정을 해쳐 결과적으로 경제 전체에 엄청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며 미국은 이 정신에 입각해 심사제도를 갖춰놨다고 설명했다.



HHI(허핀달-허쉬만지수)란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기업의 시장점유율의 제곱으로 산출하는 시장집중도 측정지수로 미국에선 은행합병에 따른 경쟁제한 판단의 중요한 잣대로 사용된다고 한다. 지수가 1000미만이면 ‘경쟁’ 1000~ 1800이면 ‘다소 집중’이다. 1800 이상이면 ‘집중’으로 구분해 경쟁제한시장 즉 사실상 독과점 상태로 간주한다.

                   <국내 은행산업 HHI 추이>
                                                (단위 : %)
(자료 : 금감원 ‘은행경영통계’ 각호, 재인용)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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