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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화두는 ‘선제적 위기관리경영’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7-31 00:06

주요 은행들마다 내실·질적성장 강화에 분주
“자산증가 크게 밑도는 수익성 지속 어려워”

하반기 은행경영의 화두는 경기 급변의 파고가 아무리 거세지더라도 능히 뛰어 넘을수 있도록 변화관리·자산부채관리·위험관리가 어우러진 ‘선제적 위기관리 경영’이 급격히 부각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사실 6월말과 7월초로 넘어올 때만 해도 질적 성장에 눈을 돌리긴 하겠지만 본질적으로 외형성장 경쟁은 기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7월 말로 치달을수록 자못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최근 열린 경영전략워크샵 논의 내용과 전략방침을 보면 이미 주요 은행 경영진들도 하반기에 얼마만큼 내실을 다지느냐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음을 은연중에 드러내고 있다.

심지어 금융계 일각에선 내년 이후 격랑이 본격적으로 몰아치더라도 앞서 돌파하는 선단 전체의 체력을 확보하느냐 아니면 허우적대다 뒤 처지는 씻기 힘든 퇴보로 무릎 꿇느냐 갈림길에 접어들고 있다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 각 은행 경영진의 인식, 도처에서 중심 이동한 흔적이 =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28일 부서장 경영전략회의에서 하반기 전략방향을 ‘내실 있는 비지니스 볼륨 증대’로 못 박고 △손익과 외형의 동반성장과 밸런스 △장기성장동력 개발과 기초체력 강화에 역점을 두겠다고 천명했다.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같은날 전국 지행장(점포장)까지 참여하는 워크숍에서 순익1조, 시가총액10조 등의 목표도 강조했지만 △통합CRM조기정착 △안정적자금조달 기반 △비이자 경쟁력 제고 △건전성 지속관리 등을 부쩍 부각시켰다.

외형확대가 가장 절실한 하나은행마저 내실을 저버리는 전략 포지션을 취하진 않을 공산이 크다. 지난 28일 기업설명회에서는 “이제 같은 크레딧이라도 수익 좋은 곳으로 골라서 하고 속도는 느리지만 수익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대출영업 전략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에 앞서 지난 10일 전략워크샵을 갖고 이미 실행에 들어간 우리은행은 카드·외환·해외영업의 공격적 확대를 빼면 전반적으로 기존고객과 신규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건전성과 생산성 등 시장변화 대처능력 강화를 통한 질적 성장기반 구축에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일찌기 지난 2일 7월조회사에서 시장여건에 맞는 탄력적인 대응을 바탕으로 한 유비무환의 모습을 당부하며 시장성장률 수준을 유지하는 자산성장과 함께 영업력 강화와 사업구조 다원화 등을 강조한 바 있다.



◇ 근본적 이익창출력 확보는 멀고 여건 악화는 가중되고 = 일부 전문가들은 주요 은행들이 이처럼 선회하는 것을 두고 지극히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2004년 이후 경쟁을 ‘전쟁’에 비유하고 올해는 출혈 역마진 영업싸움으로 치닫는 사이 안팎으로 사정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특히 근본적 이익창출력이 전혀 좋아지지 않았는데 대외여건이 좋지 않고 국내 경기가 식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경고가 나와 있는 상태인지라 은행부터 몸 사리기에 들어가는 것이 이상할 게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금감원은 은행들의 경영실적을 놓고 상반기 사상최대 순익 실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꾸짖는 톤으로 한계를 통렬히 지적했다.

경기회복 신호를 보이던 영업구간에서 부실이 급감하다 보니 충당금전입액이 50.3%나 되는 1조2000억원 줄었고 자산증가노력에 따라 이자이익이 1조1000억원 늘었기 때문에 순익이 늘었다고 금감원은 풀이했다.

하지만 자산 증가세에 비해 수익창출력이 크게 낮다는 사실이 총이익률(총이익 나누기 총자산) 하락으로 증명됐다.

상반기 총이익률은 2.92%로 지난 2001년의 2.93%보다 낮고 2004년 3.16%나 지난해 2.98%보다는 너무 격차가 크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 연구소 한 고위관계자는 “은행 성장률은 어차피 경제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수렴되기 마련이고 금융시장은 경기에 후행하기 때문에 하반기 이후 경제성장률이 전년 대비 소폭 성장하더라도 전분기 대비 의미 없거나 심하게는 마이너스 성장할 경우 은행경영 지표에도 부정적 영향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가 일부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들도 지난해에 이어 투자유가증권 매각익과 충당금 환입 등의 비경상이익 덕을 많이 보긴 했지만 회계상 이익일 뿐이어서 자기자본 증가세는 순익 증가폭보다 낮아질 수 있고 앞으로 이같은 이익을 볼 것이 많지 않다는 점을 서서히 우려하기 시작하고 있다.

따라서 은행들의 변화는 보는 각도에 따라 아주 당연한 것이고, 얼마나 유기적으로 맞물려서 혁신과 함께 이익기반과 내실을 다지는 데 역량을 쏟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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