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산업은행이 펴낸 기업금융리뷰 ‘2006년 상반기 기업금융시장 분석과 하반기 전망’에 따르면 2004년까지 70조원 규모를 밑돌던 시설자금 대출잔액이 지난해 74조4000억에 이어 상반기 말 80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표 참조>
이어 하반기엔 85조2000억원으로 다시 늘어날 것으로 산은은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4.5% 늘어난 규모인 셈이다. 상반기부터 설비투자 확장세와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늘어난 덕에 시설자금대출잔액 비중은 2004년 19%대로 올라선 이후 꾸준히 높아져 연말엔 20.2%를 넘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2003년 이후 급증했던 운영자금 증가세를 앞질렀기에 가능한 일로 풀이된다.
운영자금은 2002년 268조6000억원의 잔액에서 2003년 296조원대로 올라선 후 지난해 314조원에 이어 올 상반기 326조5000억원, 연말엔 336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하반기 시설자금 증가세는 축소될 것으로 산은은 전망했다.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운영자금 증가율 역시 하반기에 축소될 것으로 예측했다.
게다가 직접금융규모도 그리 밝지만은 않은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채권시장에선 경기가 긍정적(성장률 4.7%일 때)이면 31조6000억원 발행에 27조1000억원 상환돼 4조5000억 순발행 되리라고 추정했다. 중립적(4.4%성장)이면 31조9000억 발행해 27조1000억원 상환하더라도 4조8000억 순발행되는 셈이고 비관적(3.7%성장)이더라도 발행 32조6000억원에 상환 27조1000억원으로 순발행 규모가 5조5000억원일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이같은 규모는 발행한 것보다 상환한 것이 더 많아 순상환이 일어난 2002~2004년 보다 낫지만 갑자기 급감하는 것이어서 밝은 신호로 보기 어렵다.
산은은 국내 경기 회복세 둔화가 우려되고 고유가에 환율이 떨어진 영향으로 기업경영환경이 나빠지는 데다 금리인상으로 자금조달 여건마저 악화되는 것 등이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산은에 따르면 실제 750개 기업을 상대로 지난달 5일부터 23일까지 조사한 결과 기업금융 3대 애로사항으로 기업인들은 내수부진(38.9%) 과당경쟁(17.7%) 환율불안(11.8%) 등을 꼽았다.
<자금용도별 대출잔액 추이 및 전망>
(잔액, 조원, %)
※올 6월 12월 잠정치는 하반기 실질GDP성장률 4.4% 전제 후 KDB 예측모형으로 추정
(자료: 한국산업은행)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