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증권가에서 새로운 투자전도사로 각광받고 있는 한국증권 상품개발부 김균 차장이 얘기하는 펀드투자의 지론이다.
얼핏 생각하면 ‘묻지마 투자’를 조장하는 것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모두 배우고 난 후 투자에 나섰을 때는 이미 너무 늦는다는 게 그의 생각인 것.
“기본적으로 펀드는 재테크 수단의 개념이 아닌 인생 전반의 재무설계를 위한 한 방법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그만큼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는 얘기죠. 투자자라면 누구나 자녀교육이나 결혼, 노후대비 등의 장기목표가 있기 때문에 여윳돈이 부족하다든지,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든지 등의 단기적 이유가 투자를 미뤄야 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더욱이 최근 주식형펀드 수탁고가 40조원을 돌파하는 등 간접투자에 대한 인식이 크게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투자자들이 올바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교육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국내 최초의 해외펀드 홀세일러이자 해외펀드 전문가인 그가 두달 전 한국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미국 자산운용협회인 ICI (Investment Company Institute)의 매년 정기총회의 화두도 투자자교육일 만큼 투자의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도 투자자교육은 언제나 최우선 과제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최근 들어 양이나 질적인 면에서 모두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직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죠. 물론 교육을 통해 투자자를 변화시키는 일이 오랜 기간이 걸리는 일이지만 사실상 가장 빠른 길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김 차장은 그저 아는 지식을 펼쳐 보이는 수준의 기존 강의형식이 아닌 자신의 투자사례를 기반으로 한 쉽고 재밌는 교육을 실시,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미 5년전부터 적립식펀드와 중국·이머징마켓 등에 분산투자하고 있는 해외펀드의 성과가 어느 정도 보여지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해 장기투자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실제 투자되고 있는 데이터를 사용하다보니 그만큼 투자자들도 그만큼 신뢰가 가는거죠. 기존의 교육처럼 읽기도 힘든 빽빽한 자료를 펼쳐놓고 무작정 펀드에 대해 설명만 한다고 요즘 투자자들이 투자하겠습니까.”
특히 최근에는 해외펀드 투자자들을 위해 그동안의 투자노하우를 쉽게 정리한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프랭클린템플턴과 맥쿼리IMM자산운용 등 해외자산운용사에서 9년간 해외펀드 마케팅을 해온 실무경험을 토대로 해외펀드의 종류, 수익률, 투자방법 뿐 아니라 가입에서 환매까지 해외펀드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벌써부터 투자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쉽게 알려주자는 취지에서 쓰게 된 만큼 어떻게 하면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쉬울까 많이 고민했습니다. 오죽하면 원고를 써놓고 아무것도 모르는 아내에게 읽혀가면서 수정했겠습니까. 책을 읽은 사람들이 대부분 ‘읽기 쉽다’는 반응이어서 일단은 안심입니다.”
은퇴하지 않는 홀세일러가 되고 싶다는 김균 차장. 유난히 생명이 짧은 증권가에서 가능할지는 확언할 수 없지만 간절히 원하는 바가 있으면 얼마의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이뤄진다고 믿는 만큼 자신은 있다고.
“얼마 전 우연히 미국에 갔다가 75세의 홀세일러가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 제 인생 목표가 돼 버렸죠. 세월이 흐를수록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언제나 변함 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