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정체성과 관련해서는 국내 시장에서 민간금융회사들과 부딪히는 분야는 최소한의 참여만 하는 대신에 해외시장을 적극 모색하고 개척할 방침이다.
특히 그는 국제적인 사례로부터 배울 것은 배우면서 한국적 모델을 찾는 것이 절실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총재는 2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총재는 “대우조선해양 등 산은이 주인인 기업 매각 원칙은 첫째는 빨리 파는 것이고 둘째는 업종에 따라서 공익적 역할 등 여러 가지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 두 가지”라고 못 박았다.
반면에 대우증권에 대해선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대우증권이 금호컨소시엄에 참여해 자본투자 한 것과 관련, "자회사는 상업 마인드로 일하는 것이 옳고, 또 자회사의 경영 독립성을 위해 일일이 개입하지 않았었다"며 “그러나 이번 일을 계기로 관리 시스템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은의 진로에 대해서는 지난 달 중국 북경과 상하이 방문에 이어 최근 브라질과 런던을 다녀오면서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나가야겠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유럽 은행들과 IFC등의 사례 벤치마킹에 관심을 보였다. 우선 “서유럽 나라들은 동유럽 등에 진출할 때 은행들이 먼저 나가서 경제 여건을 파악하고 현지 기업과의 거래를 통해 채무관계와 같은 금융여건 현지화를 추진하며 이 과정에서 획득한 M&A정보를 자기 나라 기업에 제공해 해외진출을 돕는다”고 소개했다.
또 IBRD(국제부흥개발은행) 자매기관인 IFC(국제금융공사) 모델에서도 배울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총재에 따르면 IFC는 성격상 민간영역을 지나치게 침해할 수 없지만 엄정한 검토를 거쳐 개발도상국 민간기업에 대한 투자와 대출을 한 뒤 해마다 적정성 여부를 점검하고 조정하는 한편 이익을 회원국에 환원함으로써 민간 부문과의 충돌에 따른 거부반응을 상쇄시키는 특징이 있다.
그는 또 산은정체성 논란과 관련해 민간 금융사들과 경쟁하는 일이 생기면서 이해관계 충돌이 빚어지고 있어 국내시장 경쟁을 최소화 하겠지만 국책은행 무용론 등은 신자유주의자들의 일방적 매도 탓이라고 비판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