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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사회책임투자에 관심 쏠린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5-01 21:03

세계적으로 3000조원 규모… 투자 트렌드로 자리매김

증권업계에서 사회책임투자(SRI : Socially Responsible Investing)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SH자산운용이 업계 최초로 SRI펀드인 ‘아름다운펀드’를 출시된 이후 다른 금융기관에서도 속속 관련상품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데다 올 초에는 한국증권연구원과 업계 관계자들로 구성된 ‘사회책임투자연구회’가 발족,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

특히 최근에는 유엔 주재로 전 세계 30개 금융기관이 함께 사회책임투자원칙(PRI :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을 제정하면서 국내 연기금이나 기관투자가, 금융기관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앞으로 SRI연구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 SRI, 세계적 투자트렌드 정착 = 본래 술, 담배, 무기제조 업체 등 반사회적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데에서 출발한 사회책임투자가 최근 세계적인 저금리·고령화 기조를 타고 펀드시장에서 하나의 투자스타일로 자리잡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투자하는데 자신의 가치와 윤리를 반영한다는 사회적 책임투자방식에 의해 자산을 운용하는 것으로 투자대상기업을 선별할 때 전통적인 수익성분석 뿐만 아니라 사회적·환경적·윤리적 측면의 정책과 실행에 대한 질적 분석까지 병행함으로써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보고 투자하기 때문에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할 수 있다.

때문에 현재 국제적으로 연기금 등의 기관투자자들의 투자행태가 사회책임투자원칙에 따라 행해지는 경향이 짙어져 세계적으로 규모가 3000조원에 이를 정도로 활성화돼 있다.

특히 지난 27일에는 유엔 코피아난 사무총장과 캘퍼스를 비롯한 전 세계 30여 개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사회책임투자원칙’에 서명했다.

금융기관이 투자의사결정시 투자대상기업의 환경, 사회, 기업지배구조(ESG) 이슈를 고려하도록 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PRI는 이날 서명한 금융기관에 한해 앞으로 투자대상 기업의 이윤창출능력 뿐 아니라 ESG요소를 중요한 근거로 삼아 투자에 나서게 되고, 투자대상에 대해 ESG와 관련된 정보공개를 적극 요구하게 된다.

서명에 참여한 금융기관은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네덜란드공무원연금(ABP), 뉴욕공무원연금(NYCERS), 영국대학교원연금(USS), 미츠비시UFJ신탁은행, 노르웨이 정부연금, 아일랜드 정부연금, 태국 정부연금, BT연금구조 등 각종 연기금과 기업연금 30여개 회사이다.

한국증권연구원 노희진 박사는 “골드만삭스나 HSBC, UBS, 노무라 등 세계 선진 금융기관들의 경우 투자대상기업의 ESG 이슈 즉, 환경·사회·기업지배구조 요소들이 주가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이미 잘 알고 있다”며 “때문에 미국에서는 현재 약 2200조원이 이 펀드로 운용되고 있고 영국의 경우 지난 99년 연금법 개정시 사회책임투자를 법률화해 연기금의 90% 이상이 사회책임투자 베이스로 운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UN, 세계 30개 금융기관과 ‘사회책임투자원칙’ 제정

국내서도 ‘아름다운펀드’ 이후 후속상품 속속 윤곽

◆ 국내서도 투자움직임 본격화 = 국내의 경우 그동안 뜻있는 몇몇 사람들을 중심으로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재무분석이 아닌 기업의 또 다른 가치를 평가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작업이었던 게 사실.

하지만 선진국에서 SRI가 새로운 투자문화의 하나로 자리잡으면서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SH자산운용이 출시한 업계 최초의 SRI펀드인 ‘Tops 아름다운 주식투자신탁 펀드’는 4개월여 만에 900억원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공공기관이나 종교단체 등에서도 이 펀드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면서 앞으로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렇다 보니 업계의 다른 금융기관들도 속속 관련 상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과 알리안츠GI자산운용은 국민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일임계약 형태로 자금을 유치해 순자산가치로 2000억원 규모의 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또 고려대학교 장하성 교수는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라자드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과 협력해 지배구조개선 기업에 투자하는 SRI 성격의 상품인 ‘장하성 펀드’를 조만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농협CA투신운용도 공익성과 경영투명성을 갖춘 기업들에 투자하는 SRI펀드를 적극 준비중이다.

더욱이 최근 유엔이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PRI를 제정하면서 국내 연기금, 기관투자가,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산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북아 금융허브를 구상하고 있는 우리나라 금융산업에서도 금융선진화를 위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증권연구원 노희진 박사는 “영국 등 유럽에서는 연기금 운용시 의무적으로 사회책임투자원칙을 적용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앞으로 이러한 제도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 박사는 “현재 우리나라의 4대 연금이나 투자은행, 보험사, 퇴직연금, 자산운용사 및 기타 기관투자기관들의 경우 투자방침의 개선과 투자 및 관리 프로세스에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선진국에서 검증된 사회책임투자의 윈-윈 효과가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기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 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중소기업을 발굴하는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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