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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후분양 왜 안되지?

한기진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4-23 20:17

돈 떼일까 무서워 금융기관 대출 기피
대한주택보증 등 상가 보증 7건 불과

보증을 이용한 상가 분양 겨우 7건, 1~2건에 불과한 부동산신탁사의 수주실적… .

상가후분양제가 실시된 지 1년이 되면서 상가분양시장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23일 상가 컨설팅업체 상가114의 발표에 따르면 올 1분기 상가 분양 건수는 108건(16만8730평)이다. 이 가운데 40여건 정도가 후분양 대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대한주택보증과 서울보증보험 등의 보증기관의 상가 보증 실적은 모두 7건에 불과했다.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KB부동산신탁 등 6개 부동산신탁사의 각 사당 상가 보증건도 1~2건에 그치는 등 상가 후분양제가 겉돌고 있다.

후분양제하에서 분양보증과 신탁계약을 통한 선분양이 지지부진하고 있다는 증거다.

‘건축물분양에관한법률’에 따르면 후분양제가 적용되는 3000㎡(909평) 이상의 대형 상가는 골조공사의 3분의 2이상을 마치고 분양하거나 대한주택보증 및 부동산신탁사의 분양보증 또는 신탁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일부 개발사들이 907.5평 미만을 먼저 부양하고 나중에 나머지를 임대로 돌리는 편법으로 후분양제를 교묘히 피하고 있다.

사업 부지에 대한 담보권이 설정되지 않았거나 시공사의 지급보증을 받아야만 분양보증을 하는 보증보험회사들의 방침으로 개발업체들이 분양보증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나온 편법인 것이다.

지난해 이 제도가 시행될 때 “책임 커지기 때문에 자연히 초우량 물건만 수주하려 들 것”이라며 “금융권과 신탁사의 보증이나 계약을 받는 일이 매우 힘들어지면서 상가분양시장의 침체가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는 부동산신탁사의 전망이 적중한 셈이다.

개발업체들이 이처럼 어려워진 데는 후분양제 탓에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공사가 중단되는 경우 분양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수분양자가 청구’할 수 있게 한다는 후분양제의 내용 때문에 금융기관들은 대출을 꺼리고 있다.

통상 상가분양은 은행에서 토지구입자금을 대출 받고 공사에 들어가, 이 때 들어온 분양대금으로 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는다. 흔히 말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이러한 구조다.

때문에 분양대금이 건축비 외에 차입금을 갚는데 쓰이는 것이 업계 통상적인 관행이다. 그러나 후분양제에 따라 전부 수분양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은행들은 한푼도 돌려받을 수 없게 된다. 은행들이 대출을 기피하게 될 수 밖에 없게 되는 셈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후분양제에 적극 나서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의사결정을 쉽게 하지 못함은 물론, 대출구조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후분양자만 보호하면서 금융기관들이 돈을 안 빌려주려 한다”며 “앞으로도 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금융기관의 돈을 쓰기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부동산신탁업계는 협회차원에서 “내용을 수정해 줄 것”을 건설교통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건교부는 “1년 동안 시행해보고 문제가 있으면 조율해보자”는 입장이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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