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기업은행 임직원 여러분!
일년 중 가장 좋은 계절, 봄이 왔습니다.
온 산하에 화사한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하고 모든 만물이 왕성한 생명력으로 역동적인 새로운 삶을 꿈꾸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은행으로서도 2006년도 첫 분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일년 중 가장 중요하고 가장 바쁜 2/4분기로 들어가는 4월을 맞이하였습니다.
지난 1/4분기 우리 기업은행은 1월에 인사이동 등 여러 가지 행사로 다소 주춤하였으나 2월부터는 제 페이스를 되찾고 또한 탄력을 받고 있어 모든 부문에서 연간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잠정계수이기는 합니다만 다소 우려하였던 중소기업대출이 목표를 초과 달성 한 것으로 보고 받았으며 당기순이익을 비롯한 수익성지표와 각종 건전성지표도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총예금과 저원가성예금의 실적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여러분들의 분발이 필요하고 은행의 장래 수익성을 좌우하게 되는 NIM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여러분들의 주의가 요청된다고 하겠습니다.
최근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NIM의 하락이 불가피한 측면도 없지 않으나 총량목표와 이익목표는 동시에 달성하여야 하는 목표이지 그 어느 것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경쟁력에는 가격경쟁력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상품경쟁력은 더욱 중요한 경쟁력입니다.
경쟁은행들의 무분별한 가격경쟁에 지나치게 동요하지 말고 상품의 질과 서비스의 질을 최고도로 높이면서 의연히 대응하는 것이 최후의 승리를 얻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임직원 여러분!
농부들의 일년 농사가 봄에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느냐에 따라 결정됨과 같이 은행의 연간의 성과도 2/4분기의 실적에 따라 좌우됨을 여러분들이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4월은 우리의 주 고객인 중소기업들도 계획한 투자를 실행하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등 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입니다.
은행은 이러한 고객들을 최대한 뒷받침하면서 연간 목표달성의 기반을 확고히 해야 할 시기 입니다.
1/4분기에 힘겨루기로 탐색전을 끝낸 은행간 경쟁도 2/4분기에는 더욱 치열해 질 것입니다.
경쟁은행보다 지점망에서 열세인 우리는 저들보다 3배, 4배 더 뛰어야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것입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보다 더 많이 뛰고 더 많이 땀을 흘리는 길밖에 없는 것입니다.
친애하는 기업은행 임직원 여러분!
지난 4월 1일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통합이 완료되어 자산 161조의 거대은행이 출범하였습니다.
동 업계에 종사하는 우리로서는 새로운 신한은행의 출범을 축하하면서도 100년 전통의 조흥은행이 조용히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가는 모습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3월 말에는 우리나라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매입 합병한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이미 2~3년 전부터 예견하고 대비해 온 일이지만 막상 현실로 나타난 이 두 가지의 사건은 남의 은행의 일이 아니고 바로 우리 은행들의 일이기에 우리에게는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충격이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국내 은행산업에서 최초로 M/S 30%가 넘는 초대형은행의 출현이 몰고 오게 될 제2, 제3의 후폭풍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 어떤 강도로 다가 올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당장 금년 중 있게 될 LG카드의 매각이 또 하나의 충격이 되어 다가 올 것입니다.
금융권의 대 지각변동이 실제상황이 되어 바로 우리 앞에서 전개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은행의 경영을 맡은 이후 이러한 은행권 제2의 Big Bang을 예견하여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의미의 파부침주(破釜沈舟) 등 극단적인 용어를 사용하며 영업력을 강조하고 우리의 생존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역설하여 왔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비젼과 전략을 정비하고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가시적인 성과도 거두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소위 Bank War에서 승리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저는 우리가 최근 구축 완료한 ‘知․CAMP’의 토론방에 올린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에 관한 직원 여러분들의 의견을 읽어 보았습니다.
직원 여러분들의 의견 하나 하나가 모두 매우 적극적이고 건설적인데 대하여 저는 여러분들의 자신감을 읽을 수 있었으며 매우 마음 든든한 바 있었습니다.
간추려 몇 가지만 소개해 보면
우리도 우리와 대등한 은행 또는 성격이 유사한 은행과 합병을 추진하자는 적극적인 의견에서부터, 공격이 최상의 방어이며 우리가 강한 중소기업금융시장에서 영역확대를 지속해 나가면서 힘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로 높이면서 우선 1, 10, 100의 목표달성에 최선을 다하고 항상 힘차고 밝은 기은인이 되자는 의견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었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의 모든 의견에 동의합니다.
거대은행의 출현에 미리 겁을 먹거나 위축될 필요도 없고, 주변의 상황변화에 둔감하여 나만의 길을 고집하여도 안 될 것입니다.
골리앗 앞에 선 다윗처럼 당당한 자세로 우리의 앞날을 우리의 힘으로 개척해 나가겠다는 불굴의 각오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앞으로 국내 은행산업은 각 은행의 특화된 핵심경쟁력의 기반위에서 합종연횡을 거쳐 3~4개의 종합금융서비스 기관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 예상됩니다.
즉 우리나라의 은행들은 정부의 경제개발정책에 따라 생성 발전해 오면서, 각자 태생적 특징을 갖고 시장의 변화에 따른 개별은행들의 부침이 일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금융, 대기업금융, 중소기업금융 등 핵심금융 업무영역을 기반으로 한 은행의 성장과 쇠퇴가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610조원에 이르는 국내은행 대출시장에서 개인금융이 47%의 비중으로 성장하면서 서민금융 전문은행으로 발전한 국민은행이 leading bank의 위치로 올라선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 것입니다.
한편 대기업 금융이 전체시장의 7% 수준으로 축소되면서 대기업 위주의 영업을 해온 과거 시중은행들의 쇠락은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필연의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 기업은행은 어떻습니까?
중소기업금융 전문은행으로 생성 발전하면서 한번의 M&A없이 총자산 90조원의 은행으로 성장 발전해 왔습니다.
만약 IMF 이전상황에서 우리의 은행들이 은행간 합병이 없이 성장했다고 가정한다면 아마도 우리 기업은행은 지금쯤 제2위의 은행에 rank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는 중소기업금융이 우리금융시장에서 개인금융에 이어 250조원, 4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친애하는 임직원 여러분!
우리 기업은행은 중소기업금융의 확고한 브랜드를 갖고 변화의 중심축 중 하나를 확실하게 선점하고 있습니다.
우리보다 규모가 큰 은행들도 자신들만의 특화된 영토가 없어 불안해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기업의 경우에도 확실한 현금창출원(cash cow)를 확보한 기업이어야 사업 다각화 등 성장전략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것과 같이 은행산업에도 확고한 영토를 확보하고 있는 은행이 앞으로 전개될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할 것입니다.
중소기업 금융시장에서 확실한 Leading Bank로, M/S 1위의 은행인 우리 기업은행의 장래를 밝게 내다보고 우리가 자신감을 갖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더욱이 우리는 경쟁은행들과 다른 뚜렷한 강점들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먼저, 우리 기업은행의 거래 고객들의 은행에 대한 로얄티가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비 오는데 우산을 빼앗지 않는 은행’ 이라는 신뢰에 더하여 ‘기업의 금융주치의’라는 은행의 이미지가 이미 모든 중소기업 고객들에게 확실히 각인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확보한 이와 같은 확실한 영토(core business)는 어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엄청난 가치를 갖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둘째, 우리 기업은행은 순박하고 성실한 조직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때로는 안일하고 느리다는 비평도 받고있지만 늘 모든 일에서 최선을 다하는 성실성은 우리의 고객뿐만 아니라, 정부관계자나 언론 등으로부터도 인정받고 있는 우리의 큰 장점입니다.
셋째, 우리 기업은행 조직구성원의 응집력이 매우 강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변화가 극심하거나 위기가 닥칠 때 힘을 하나로 모아서 돌파할 수 있는 파이팅을 갖고 있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이제 우리에게 남겨진 시대적 사명은 이러한 우리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살려 급변하는 금융환경의 변화와 소용돌이 속에서 어떻게 슬기롭게 대처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중소기업금융의 강자인 우리가 은행권 빅뱅의 한 축을 담당하며 Major Bank로 우뚝 설 수 있느냐 아니면 소용돌이 속에 가라앉고 마느냐는 우리가 이시기에 얼마나 많은 피와 땀을 흘리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입니다.
우리가 보유한 브랜드가치를 극대화하고 조직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하며 업계 최고의 전산시스템, BPR, CRM 등 소프트웨어 시스템의 기반위에서 우리의 열정과 창의와 도전정신으로 일치단결하여 나아간다면 우리 기업은행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기업은행이 이러한 기회를 살려 힘차게 비상(飛上)하기 위하여 이제부터는 더 이상 노사가 따로 없고, 직급의 상하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모든 직원이 하나로 뭉쳐서 일사불란하게 나가야 할 것입니다.
자산규모를 증대하여 몸집도 키우고 자산건전성도 확보하는등 내실도 튼튼히 하여
만만치 않은 상대로 스스로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모든 임직원은 자신이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은행전체에 문제가 생긴다는 인식하에 각자의 위치에서 자기 맡은 바를 다해야 할 것입니다.
농구경기와 비유한다면 우리 기업은행은 man to man 이나 zone defense 와 같은 여유 있는 전략을 펼칠 때가 아닙니다.
올 코트 프레싱을 통해 우리영토를 지키고 또한 확장해야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기업은행 임직원 여러분!
오랜 기간에 누차에 걸쳐 강조하였고 또한 예상했던 은행권의 대 지각변동이 바야흐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조직의 효율성과 영업력의 극대화가 절대적으로 요구됩니다.
금년도 반기 말, 또는 년 말 목표는 조기달성, 120% 달성한다는 각오를 갖고 뛰어야 할 것입니다.
올해 우리의 목표인 1, 10, 100는 이제 물러설 수 없는 기본베이스입니다.
우리 직원 중 어느 한명이라도 패배한다면, 우리지점 중 어느 한지점이라도 패배한다면 은행 전체의 실패라는 것을 명심하고 로마군단의 전진같이 패배를 용인하지 말고 진군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건투와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6년 4월 3일 은행장 강 권 석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