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록 산업은행 총재와 로버트 B 러플린 KAIST총장은 지난 31일 오후 3시 산은에서 파생금융 분야 산학협력 협약식을 맺었다.
이번 협력은 김총재가 KAIST측에 적극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산은과 KAIST는 파생금융 신상품 개발과 헷징기법 등을 공동연구 한다. KAIST금융전문대학원 교수들과 산은 금융공학실 직원이 산학연구회를 만들어 연구과제를 수시로 정한다. 연구결과는 대외 공동발표해 시장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다.
아울러 서로 원하는 형태로 교환연수를 활성화 하기로 했다.
산은은 실무 중심 딜링업무 트레이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 KAIST에 가서는 시뮬레이션과 프라이싱 모델 등 학습기회를 갖는 윈-윈 방식이다.
산은은 특히 이번 산학협력 활성화는 물론 동북아 금융허브 실현에 도움될 수 있도록 금융전문인력 양성에 써 달라는 뜻으로 KAIST에 모두 5억원을 출연했다.
김창록 총재는 협약 직전 “우리 나라 차세대 유망 산업 가운데 금융산업이 가장 유망하지만 금융전문인력 육성은 미흡했다”며 “학문적으로나 실무적으로나 고급 전문인재를 육성하고 국내 파생금융 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산실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모두 5개팀 모두 33명으로 이뤄진 금융공학실을 두고 국내 파생금융시장을 개척하고 선도해 왔다. 지난해 9월말 현재 잔액기준으로 153조원의 파생거래를 보유 국내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주식연계증권(ELS) 주가연계예금(ELD) 등 전통적 상품과 파생상품을 결합시킨 구조화상품 개발에도 힘써 왔으며 신용파생과 상품파생 등 신종파생상품으로 영업범위를 넓히고 있다.
KAIST는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다섯 번째로 미국 경영대학원 협회로부터 석박사 과정 및 정규 MBA과정 일괄인증을 획득한 테크노경영대학원이 독보적이다. 이 대학원엔 금융공학센터를 두고 금융과 공학을 결합시켜 파생금융 등 첨단 금융이론을 연구해 왔다.
이들 두 리더가 파생금융을 놓고 산학협력에 이른 것은 역량을 높여야 할 필요성 못지 않게 최근 외국계 금융사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지닌 채 쥐락펴락 하면서 시장점유율이 치솟고 있는 상황에 자극 받았기 때문이다.
국내 파생금융 시장은 최근 들어 급성장하고 있어 주도권을 내줘선 안될 대표적 분야로 꼽히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장외파생상품 잔액 기준 점유율의 경우 외국금융사가 지난 2004년 783조4660억원으로 62.0%를 차지했던 것이 지난해엔 1110조2450억원으로 66.2%로 치솟았다.
반면에 국내 금융사는 2004년 481조790억원으로 38.0%에서 지난해 액수는 567조9810억원으로 늘었지만 점유율은 33.8% 뒷걸음질 쳤다.
산은 관계자는 “산은과 KAIST가 손잡고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해 국내 파생금융시장을 더 발전시키는 동시에 국내 금융사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