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준비하지 않고서 다른 은행따라 무리하게 시장에 내놓고 보자는 식의 경쟁을 편 결과 전자통장 발급 규모도 저조할 뿐 아니라 전자통장 활용도 단순 거래에 그치는 등의 부진한 결과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은행들의 CD기는 고사하고 ATM기 조차도 50%에서 많게는 70% 정도만이 IC칩이 내장된 전자통장의 IC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민은행과 조흥은행이 그나마 신형기기 보급률이 높아 각각 70%와 75%가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며 하나은행이 60%, 외환은행이 50% 수준이다.
여기다 대부분 단순한 입출금통장이나 적립식 및 거치식예금 정도만 전자통장에 담을 수 있는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늘고 있는 펀드상품이나 보험상품, 외화상품 등 새로 각광 받고 있는 대부분의 상품은 전자통장으로 거래할 수 없다.
유일하게 펀드상품까지도 가능한 은행의 한 관계자는 “펀드계좌도 전자통장에 담을 수 있지만 전자통장 거래 고객을 살펴보면 대부분 유동성계좌만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한 관계자도 “전자통장 이용자의 97% 이상이 요구불계좌”라고 말해 대부분의 고객들이 전자통장을 현금카드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당초엔 적게는 10개에서 많게는 40개 계좌까지 담을 수 있어 편리성과 보안성에 대해 강조했지만 실제 고객들은 그 활용도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일부은행에선 제반 인프라가 준비되지 않아 적극적으로 권유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관계자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