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의 입찰경쟁에 참여한 DBS은행(싱가폴개발은행)이 외환은행을 국내 다른 기관 투자자와의 공조없이 단독으로 인수할 것임을 밝혔다.
아울러 DBS의 대주주인 테마섹과는 별개의 독립적인 은행이어서 감독당국의 대주주 적합성 심사에도 문제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DBS은행 잭슨 타이 행장은 14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외환은행 단독 인수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잭슨 타이 행장은 하나금융지주와의 공조 여부에 대해 “우리는 외환은행과 파트너가 되기 위해 입찰에 참여했다”며 “다른 은행과 공조할 생각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또 “DBS는 오랫동안 은행 라이센스를 갖고 있었고 지난 25년간 한국에서도 지점을 운영하면서 은행 라이센스를 갖고 있어 우리를 테마섹과 같이 비금융주력자로 분류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내 금융당국이 테마섹을 비금융주력자로 분류하고 있어 DBS 또한 비금융주력자로 분류될 경우 국내 은행을 인수할 수 없게 되는 상황에 대한 적극적인 반론이었다.
타이 행장은 “DBS 지분의 50% 이상은 미국과 유럽 투자자이며 테마섹의 지분은 28%"라며 “DBS의 이사회에 테마섹은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12명으로 구성된 DBS의 이사회에는 6명만이 싱가폴 시민이며, 또 12명의 이사진 가운데 2명만이 테마섹 측 인사”라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테마섹의 연차보고서에서도 DBS를 비핵심투자부문으로 분류하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또 외환은행 입찰 참여에 테마섹이 영향력을 행사 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이사회가 제안서를 검토했고 이사회에서 결정했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외환은행 인수를 하루 아침에 결정하지는 않았고 1년 전부터 검토해왔다”고도 덧붙였다.
타이 행장은 또 DBS의 인수 자금조달에 대해 “무디스, S&P 등 세계 유수의 신용평가사로부터 `더블A(AA)` 등급을 받아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신용등급을 갖고 있는 곳 중 하나로 자금조달은 걱정할 필요없다”고 강조했다.
또 “외환은행과 DBS는 중복부문이 없어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비용시너지를 기대하지는 않고 있다”며 “다만 수익시너지를 낼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 직원들은 구조조정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DBS는 향후 한국 내 영업활동을 늘려나갈 것”이라고도 밝혔다.
또 타이 행장은 “외환은행은 독창적이고 견실한 은행이며 시장, 무역금융, 소매금융, 중소기업업금융 등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데다 직원도 훌륭하다”며 “환아시아 은행을 만드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DBS가 아시아 내에서 아시아인들이 의사를 결정하는 강력한 은행을 구축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밖에 “규제당국의 반대가 있다면 우리들만의 입장을 고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인수합병에만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투기세력도 아니다”며 장기적인 전략적투자자로서의 역할을 분명히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