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연구원 김자봉 연구위원은 ‘미국·독일의 금융겸업화 경험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증권업과 은행업의 내부겸영(in-house)은 독일 겸업주의의 실패사례에 비춰 볼때 자본시장의 발전을 오히려 저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은행에 대해선 지주회사방식을 통한 증권업 겸업을 허용한데 이어, 증권업의 내부겸영방식에 따른 제한적인 지급결제업무 겸업허용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는 은행은 미국식, 증권은 독일식의 겸업 도입을 의미한다고 해석한데 따른 것이다.
◇ 미국식? = 미국은 지난 1930년대 이래 전업주의원칙이 유지되는 가운데 1990년대 들어 지주회사 방식의 겸업이 허용되고 있으나 은행과 증권의 내부겸영은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당초 은행과 증권의 분리로 금융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자본시장 중심으로 금융산업이 발전했다고 풀이했다.
즉 은행과 증권이 위험의 상호전이를 방지할 수 있고 자기 전문성을 확고히 하는 가운데 경쟁과 다양성을 추구함에 따라 금융경쟁력이 제고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언급했다.
◇ 독일식? = 독일에서 은행의 시작은 산업은행(industrial bank)의 역할을 하는 투자은행이었으나 지난 1873년 경제공황 이후 상업은행업 내부겸영이 확대돼 최근엔 상업은행업의 비중이 더 커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따라 내부겸영으로 은행업의 안정추구와 증권업의 위험추구가 직접적으로 상충되고, 결과적으로는 안전추구성향에 안주하는 결과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는 곧 투자은행의 경쟁력, 즉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고도 해석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