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나은행은 상품그룹을 신설하는 등 은행 조직을 크게 5개 그룹으로 재편하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계획하고 있는데다 집행임원에 대해서도 큰 폭의 물갈이 혹은 퇴임이 예상되면서 행장 취임 1년만에 ‘김종열식’ 조직 및 인사가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본지 12월22일자 3 면 참조>
28일 은행권과 하나금융그룹 등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조직개편의 큰 틀 구상을 이미 마무리지었으며 이에 따른 임원인사를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5명 이상의 집행임원이 줄줄이 은행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확인된 바로는 5명 수준이며 부행장(집행임원) 중에 2명, 부행장보 중에 3명이 퇴임하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대상자에게 통보가 된 상태이며 오늘(29일) 열릴 올해 마지막 경영협의회에서 최종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퇴임하는 임원들은 출신별로 하나은행 출신 2명, 보람은행 출신 1명, 서울은행 출신 2명 등으로 분포돼 있다.
이같은 큰 폭의 임원 인사는 조직개편 구상이 마무리되면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것으로 은행 안팎에선 보고 있다.
특히 기업 가계 상품 전략 지원 등 5개의 큰 그룹으로 개편하면서 기존 에셋매니지먼트그룹을 가계영업그룹에 포함시키고 충청사업본부와 영남사업본부 등의 지역본부도 가계영업그룹에 포함시킨다는 등의 구상을 감안하면 자연스레 임원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는 김 행장이 취임한 후 처음으로 있는 대규모 조직개편과 인사여서 김 행장의 의중이 짙게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1년간 금융계 일각에서는 김 행장이 김승유 전 행장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독자적인 행보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 됐다.
이에 따라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본격적으로 김종열 식의 색깔내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일단 은행 내부에서는 조직개편을 통해 임원 조직이 전보다 슬림화된다는 데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5개 그룹의 그룹장을 누가 맡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소문만 무성한 가운데 각 그룹장이 결정돼야 비로소 김종열 행장 체제 혹은 김 행장의 색깔내기가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고 있다.
아울러 이번 개편을 통해 완성되는 조직을 살펴보면 상품과 전략파트가 하나의 독립적인 그룹으로 신설되면서 각 해당 그룹의 책임경영체제를 돈독히 할 뿐 아니라 상품개발과 판매(가계, 기업), 그리고 영업전략이라는 큰 축으로 완성된다.
이는 곧 최근 출범한 지주사가 자회사별로 상품개발과 판매 즉 제조와 유통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전략과 궤를 같이 한다고 금융계는 분석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소속 한 관계자는 “하나은행의 이같은 변화 시도에 대해 긍정적”이라면서도 “결국 임원 교체 과정에서 대다수 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인사가 이뤄지느냐 여부에 따라 색깔내기가 되느냐 아니면 또다른 구태의 반복이냐가 판가름될 것 아니겠냐”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