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당초 지주사 ‘슬림화’에 대한 원칙에 맞지 않게 임원조직이나 지주사의 역할이 비대해지지 않았냐는 지적이 은행 내·외부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하나지주는 향후 외환은행 인수 등 M&A를 통한 확장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어 지주사의 지배구조 및 조직이 이런 전략에 얼마나 부합, 성장을 이끄는 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울러 은행 통합을 앞두고 있는 신한금융지주나 공격적 내부 성장전략에 초점을 맞춘 우리금융지주 등 선발 금융지주사와도 차별화하면서 성공전략을 펼 수 있을지가 향후 관심의 대상이다.
◇ 핵심 자회사는 둘, 관리형 임원만 넷= 하나지주는 8개팀 총 59명의 인원으로 출범한다. 김승유 회장과 윤교중 사장은 총괄을 하게 되며 부사장으로 내정된 김정태닫기

그러나 최근 감사 및 부사장직이 신설되고 임원 조직이 ‘회장-사장 및 감사-부사장’의 구조로 짜여지면서 상무 및 본부장이 실무형 임원이라면 이들 관리형 임원이 크게 늘어나게 되는 꼴이다.
그동안 하나지주설립기획단은 지주사 슬림화 원칙을 강조해왔으나 결과적으로는 ‘자리만들기용’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게다가 하나지주의 경우 핵심 자회사라고 할 만한 곳은 하나은행과 대투증권 두 곳 정도 인 상황에서 굳이 지주사를 크게 가져갈 필요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금융계는 의문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하나지주가 역량있는 자회사가 많지 않은 상황인데 지주사를 크게 가져가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장-사장 감사-부사장-상무’ 중층구조 특징
고객정보 통합·활용 시너지 영업 극대화 관건
신한지주의 경우 회장, 사장, 상무4명 총 6명의 임원이 있지만 상무의 역할이 실무형 임원임을 감안하면 단조로운 모양새다.
우리금융은 가장 슬림한 구조로 은행장을 겸임하는 회장과 부회장 전무, 상무로 구성돼있다.
이들 선발 지주사가 조직 및 임원을 슬림화하는 것은 조직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옥상옥’ 구조를 피하고 지주사의 역할을 그룹차원에서 공통의 비전 제시, 자회사간 시너지 극대화로 보고 지주사 조직이 클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임원조직이 클 경우 실행조직에 대한 간섭이 많아질 우려가 있어 자칫 머리가 무거워 추진력이 떨어지는 형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한지주 한 임원은 “지주사는 자회사간 시너지를 찾아내고 이를 관리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하다”며 “커뮤니케이션이 안되면 ‘옥상옥’에 불과해 더 많은 비용이 들 수 있기 때문에 이 점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고객정보 통합 작업이 새로운 동력·시너지 원천= 선발 지주사들은 지주사의 성공을 가늠하는 요소로 고객정보 통합을 꼽을 정도로 이 작업을 어떻게 시스템화하느냐에 따라 향후 영업 시너지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지주가 출범함으로써 비로서 자회사들간 고객정보 활용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이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은행 증권 등의 고객정보를 통합하는 작업을 시작하며 특히 대투증권과 하나증권, 그리고 하나은행의 우수(VIP)고객을 지주사 우수고객으로 통합함으로써 이들에 대한 원스탑뱅킹 등을 구현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한다.
이 작업이 얼마나 체계적으로 이뤄지느냐에 따라 지주사 차원의 정보관리 뿐 아니라 고객기반을 활용한 시너지 영업의 질이 달라진다.
우리금융이 LG투자증권을 인수하고 신한지주가 신한 조흥은행을 통합하면서 가장 신경쓰는 부문이 고객정보 통합인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