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보사 “카드수수료 너무 높다”
손보사들은 카드 수수료로 2003년 카드사에 1017억원을 지급했고, 2004년에는 1060억원으로 증가했다. 1년치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는 자동차보험은 카드 사용이 많은 편이기 때문이다. 반면 장기 상품인 생명보험은 첫회 보험료만 카드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카드결제 비중은 낮다.
대형 손보사 한 관계자는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은 연체가 드물어 대손율이 낮고, 골프장은 1.5~2.02%인데 보험사는 왜 3.24~3.6%인지 그 차이에 대한 합리적인 기준이 없다”며 “카드사가 경영을 잘못해서 생긴 부실을 가맹점에 넘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손보사의 사업비 중 수수료 명목으로 책정되는 비율이 납입 보험료를 기준으로 1∼1.5%가 부과되기 때문에 결국 초과하는 부분은 일반 관리비 형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수수료율이 낮아지지 않는 이상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부담은 고객이 질 수 밖에 없다.
동부화재 한 관계자는 “보험은 그 원리상 현금수납이 원칙이므로 궁극적으로 카드 수납 의무화와 고객 차별화에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며 “ 원가분석에 기초한 수수료율 재조정과 함께 업종간 편차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카드사 “다른 업종에 비해 높은 편 아니다”
여신금융협회는 손해보험업계가 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필요성을 제기한 것과 관련, 실질적인 수수료 수준은 높은 편이 아니라고 19일 밝혔다.
여전협회는 보험사의 경우 가맹점 수수료는 여타 업종보다 높은 수준이 아니라며, 이는 슬라이딩 시스템식 수수료 책정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슬라이딩시스템은 매출규모나 신용도가 높을수록 수수료율이 낮아지는 방식이다. 공시되고 있는 보험사의 가맹점 기본수수료율은 3.24~3.6%지만 슬라이딩시스템으로 2.7~2.8% 수준에서 적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전협회 관계자는 “보험사는 업종별로 적용하고 있는 가맹점 수수료율(1.5~4.5%)에서 중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카드사의 보험료 선지급 결제금액에 대한 이자부담, 이용대금청구 및 연체관련 회수비용 등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드사의 신용판매에 의한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거의 원가수준”이라며 “가맹점수수료 구조는 매출액에 비례한 비용 뿐만 아니라 매출건당 발생하는 고정비용이 포함되어 있어 사실상 수익구조가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카드업계는 현금대출에 의한 수수료 수익으로 신용판매 적자를 보완하는 상황에서 지난 2003년말 시행된 신용카드사의 현금대출 취급비율의 제한(신용판매 채권액 초과 금지)으로 신용판매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