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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기업대출 외면 전략 심각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05-09-25 20:58

씨티 1년새 1조6000억 축소 제일·외환도 앞장
연체 등 부실 때문 아니라 전략적 디마케팅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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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시중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줄이는 데 앞장선 반면 기업은행은 기업대출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이에 따라 외국계 은행들이 우리 경제의 근간을 일으켜 세우는데 인색한 반면 가계부문을 상대로한 영업에만 열을 올린다는 비판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 가운데 25일 공개분에 따르면 은행계정과 신탁계정의 원화대출금을 기준으로 할 때 지난 1년간 기업대출 축소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씨티은행이다. 무려 15.23%의 감소율을 보였다.

◇ 외국계 市銀의 파괴적 디마케팅 = 씨티은행은 기업대출금 총액의 단위가 한 단계 주저 앉을 정도였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6월만 해도 기업대출 규모가 10조6104억원으로 10조원을 웃돌았지만 지난 6월 8조9943억원으로 1조6161억원 줄어드는 바람에 규모가 9조원을 밑돌았다.

두 자릿수 조 단위가 한 자릿수로 줄어든 이유는 중소기업 대출을 대거 털어냈기 때문이다. 씨티은행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해 6월말 8조7353억원에서 1년 새 1조1197억원이나 줄어 전체 기업대출 감소폭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한 씨티은행의 기업대출 축소는 한미은행과 합병 후 새 영업 방침을 적용하기 시작한 올해부터 가속화했다. 지난해 말 까지 기업대출 규모는 10조원대를 버텼지만 지난 3월 10조원 벽이 깨졌고 한 분기 지나 9조원 벽도 깼다.

제일은행과 외환은행도 기업대출 감소율에선 국민은행 뒤를 나란히 이었다.

제일은행은 지난해 6월 7조7347억원이던 기업대출을 1년 동안 2967억, 3.49% 줄였다. 그나마 제일은행은 중소기업 대출만은 1861억원 늘렸다. 대기업은 버리되 리테일뱅킹 영역으로 간주하는 중소기업 대출에 주력하겠다는 전략과 맥이 통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환은행은 기업대출 규모가 조흥은행 다음으로 많은 은행이다보니 기업대출 감소율이 2.40%로 제일은행보다 적었지만 액수는 3534억원으로 더 컸다. 외환은행 역시 중소기업 대출을 3429억원 줄인 영향이 크다.

이들과 함께 국민·하나 등의 시중은행과 농협 등 기업대출 감소율이 컸던 은행들의 감소율은 전체 국내은행들의 기업대출 감소세를 크게 앞지르고 있는 것이다.〈표 2 참조〉

◇ 연체율이 심각했던 것도 아닌데…… = 이들 외국계 은행들의 행보를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것은 부실이 심각해서 털어낼 게 많았던 것도 아니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번 3분기까지도 상각처리 등의 방법으로 대출 자산을 줄여야 했던 국민은행이나 지난해 부실 정리에 한창이었던 조흥은행과 처한 사정이 전혀 다르다. 이 사실은 이들 은행의 연체율 추이에서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각 분기말 씨티은행의 연체대출 채권의 비율(이하 연체율)은 지난해 1.7%, 1.7%, 1.5%, 1.7%로 안정됐고 올 들어서는 1.8%를 유지했다.

제일은행도 지난해 분기별로 1.3%에서 높아야 1.5%의 연체율에서 올해 더욱 안정됐다.

외환은행은 연체율이 지난해 4분기 이후 2%를 밑돌기 시작하는 등 카드 부실 후유증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고 있었다.

아울러 외국계 은행들은 하나 같이 가계대출을 늘리는 반면에 기업대출 감소율 2위에 오른 국민은행은 연체율이 지난해 1분기 4.0%에서 대손 상각 등의 방법으로 건전화 하지 않았다면 올 들어 연체율이 1분기 3.0%에 2분기 2.5%로 줄어들기 힘든 상황이었다.

이와 관련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이 공격적으로 대출 회수에 나섰다는 건 흔한 이야기였다”며 “신용도나 업황 등을 봤을 때 급격히 회수해야 할 상태가 아닌 경우에도 (외국계 은행들의 회수는) 이뤄진다는 지적도 많다”고 말했다.



                                    <기업대출 축소 앞장 선 은행>
                                                                        (단위 : 억원, %)




                        <국내은행 원화대출중 기업·가계대출 비중 추이>
                                                                        (단위 : 억원), ( )안은 비중 %
* 2005. 6말 수치는 은행·신탁계정 합산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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