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에 의해 주가가 올라가는 것만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펀더멘털이 나쁜 것도 아니다. GDP가 1분기 2.7%, 2분기 3.3% 성장하면서 천천히 회복되고 있고 내수도 고개를 들고 있다. 밸류에이션, 모멘텀, 수급측면 모두 긍정적이다”(하나증권 서보윤 리서치센터장)
주식시장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수 1110선을 돌파했다. 역사적 고점인 1138p를 불과 27p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7월의 마지막 거래일인 29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6.57포인트(0.59%) 오른 1111.29로 거래를 마쳤고 KRX100지수도 18.64포인트(0.83%) 상승한 2,256.60으로 마감됐다.
이에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이 장밋빛 전망을 내놓으며 하반기 1200이상을 점치고 있지만 유독 한 외국계 증권사만이 이같은 낙관적 전망에 반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의 부정적 전망의 근거는 무엇일까.
◆ “국내증시 과열상태다” =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유동원 상무는 우선 9%에 불과한 기업의 1, 2분기 영업이익을 부정적 전망의 첫번째 이유로 든다.
유 상무는 “제조업 기준으로 대부분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1, 2분기 영업이익을 13%대로 예상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9%에 불과했다”며 “결국 현재 경기는 예상보다 안 꺽이는 것이지 바닥을 찍고 돌아선 것이 아니다”고 경계했다.
그는 이어 향후 금리의 상승전망, 10%에 달하는 통화량(M1), 상승하는 대출증가율 등을 근거로 증시를 과열상태로 규정하며 6~9개월 내에 다시 850, 900선으로의 회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일반적으로 애널리스트들이 통화량을 말할 때 5~6%에 불과한 M2(정기예금·적금과 실적배당형 상품까지 포함), M3(총유동성)를 근거로 말하지만 주가변화와 주식시장 연관성이 가장 높은 것은 M1이기 때문에 이를 갖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여기서 말하는 M1은 현금통화와 예금 취급기관의 요구불예금 및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투신사의 MMF 등으로 구성되는 즉시 인출 가능한 단기성통화를 나타내는 지표를 말한다.
유 상무는 다만 “유동성장세도 의외로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최근 코스피를 980으로 잡았다가 1140으로 상향조정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 유동성의 큰 축으로 작용하는 적립식 또한 시장이 방향을 한번 틀면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우려다.
◆ 수급 등 모든 측면서 긍정적 = 반면 밸류에이션, 모멘텀, 수급측면 어느 것도 긍정적이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주장이다. 하나증권 서보윤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시장이 유동성으로 오르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펀더멘털이 나쁜 것도 아니다”며 “GDP가 1분기 2.7%, 2분기 3.3%로 서서히 증가하고 있고 내수가 고개를 들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서 센터장에 따르면 우선 밸류에이션측면에서 과거 경험상 1000p 당시 국내 기업의 PER(주가순이익비율)이 20배정도였지만 지금은 10배에도 채 못미쳐 결국 주가가 훨씬 싸졌다고 볼 수 있다는 것. 또 모멘텀면에서도 과거 1000p땐 국내경기가 피크였지만 지금은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만큼 그만큼 여력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 공급측면에서도 1000p가면 기업공개와 유상증자를 통해 물량공급을 늘여 시장을 무겁게 만들었지만 지금은 자사주 매입 등으로 에너지 소모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 상무가 주장하는 통화량(M1)과 주식시장 수급의 상관도가 그리 높지 않아 근거있는 추정자료로 쓰이지 않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과거엔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조절을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단적으로 최근 정부가 돈을 풀었음에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걸 봐서도 통화량과 주식시장의 상관관계는 높지 않다고 결론내린 상태”라고 말했다.
황 팀장은 펀더멘털에 대해서도 “1, 2분기 기업실적이 좋지 않았던 건 환율 및 유가 등으로 인한 것이며 3분기 이후 소비회복세를 바탕으로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본다”며 “이에 따라 기업이익도 증가추세로 전망되고 특히 적립식에 이어 연기금 등 기관의 중장기투자자금 유입, 꾸준한 외국인 매수세, IT경기 회복세 측면에서 증시전망은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