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이 최근 낸 ‘고령화 시대 저축형태 변화’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저축행태가 일반적인 라이프 사이클에 맞아 떨어졌던 과거와 달리 급변하고 있다.
이 연구원이 2000~2004년 통계청 통계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40대와 50대 저축률이 22%대를 웃돌앗고 55세 이상 저축률은 27.7%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엔 40대와 50대 모두 18%에 근접한 수준이었고 55세 이상 나이 대에선 20.1%였던 데 비해 뚜렷하게 상승한 것이다.
실질저축액 배율은 급증세를 더 잘 보여 준다. <그림2> 참조
2000년대의 저축액이 1980년대 저축액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늘어났는지를 따져 본 실질저축액 평균 배율은 2.7배였다.
그런데 40~44세는 2.7배로 평균치와 같았지만 45~50세는 3.1배였고 55세 이상은 3.2배로 가장 높았으며 50~54세도 2.8배로 평균치를 살짝 넘겼다.
이 연구원 김기범 연구원은 55세 이상이 가처분 소득의 대부분을 저축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들 연령층은 2000년대 전반 실질 가처분 소득 증가율 2.7%에 실질 소비지출 증가율은 0.8%로나타났다. 소득증가분 대부분을 저축한 셈이다.
이렇다 보니 2000년대 전반 5년간 저축액이 연 평균 7.9% 늘었다고 덧붙였다.
사정은 50대 전반도 비슷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55세 이상은 주된 직장 퇴직 후에도 노동시장에서 은퇴하기 전까지 소득활동을 계속하면서 번 돈의 큰 부분을 저축한다”며 “50대까지 모은 자산만으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령화에 따른 노후대비용으로 저축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설명인 것이다.
이렇게 된 원인으로 김 연구원은 공적연금은 재정 불균형으로 불신을 사고 있고 기업연금(퇴직연금)은 아직 도입되지 않은데다 퇴직금은 중간정산을 거쳐 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이와 달리 40대 저축률 상승 원인은 고령화도 원인이지만 고용불안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2000~2004년 40대 후반 저축률은 1980년대보다 5%포인트 가깝게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에는 급락했던 층이지만 40대에 자의에 반해 직장을 떠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노동부 자료를 인용해 비정규직 연령별 비중은 30대가 41%인 반면 40대 49.1%, 50대 58.0%, 60대 83.3%라고 전했다.
반면에 30대 저축률은 줄어 들어 처지가 다름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에 따르면 1980년대 30대 전반 저축률은 28%를 웃돌았지만 2000년 전반엔 27%대를 간신히 지켰고 35~39세는 80년대와 같았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소득둔화, 소비고급화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20~30대 가계소득 증가율은 80년대 7.1%였지만 2000년대는 3.0%에 불과한데다 젊은 층의 자동차 보유율이 80년대 보다 늘고 IT신상품 등 소비고급화 과정에서 저축 여력이 약해졌다고 그는 풀이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