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투증권은 조 내정자를 중심으로 이미 부사장 자리에 사실상 내정된 신준상 하나금융지주 설립추진위 추진단장이 힘을 보태며 부활의 신호탄을 쏠 예정이다. 현 대투증권 임원진의 경우 대규모 물갈이도 예상된다.
대투증권은 31일 임시주총을 통해 신임사장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 대투 현안은 = 조 내정자가 우선 해결해야 할 현안은 매각협상을 거치며 들쭉날쭉하던 대투증권의 자산 베이스 복구와 영업맨 사기 진작이라는 것이 한 목소리다.
또한 대투증권과 하나증권의 분리 운영으로 큰 마찰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노조와의 협상력 여부도 힘든 통과의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투증권 직원들은 투자신탁으로 축적된 대투의 영업력 재강화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대투증권 한 임원은 “하나은행이 대주주로서 금융부문 전략을 갖겠지만 최근 공백기에 빠졌던 영업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우선과제”라며 “무엇보다 직원들이 힘을 내서 제 역할을 하게끔 사기를 끌어올리는 것도 현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실제 대투증권의 자산 수탁고 현황은 26일 현재 20조5240억원으로 올초 23조원에 달하던 수탁고가 지난달 21조원대로 빠지더니 이달 들어 20조원을 턱걸이 하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선 성과급 확대적용을 조심스레 제기하기도 했다. 대투증권 일부 직원들은 “주식영업은 성과가 바로바로 나오지만 대투가 주력하는 자산관리영업의 경우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진 일정 기간이 필요하다”며 “이에 대한 성과평가가 제대로 이뤄져야 직원들 사기가 진작될 수 있고 향후 경쟁력도 나온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성과급의 경우 노조의 입장이 워낙 강경한 상황이고 더욱이 하나은행의 직군제 및 성과급제, 비정규직 현황 등 근로환경에 대해 대투증권의 시각이 비판적이어서 노사간 줄다리기의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맨파워를 키우기 위해 리서치 정보 및 전달채널(IT) 등을 보다 강화하는 제도적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와 저금리 속에서 헤매는 부동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주식관련 상품에서 벗어나 부동산 등 대안투자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들도 제기됐다.
이를 통해 대투 임직원들은 클린화된 자산을 토대로 매각 지연에 따른 영업 공백만 채우면 은행업무와의 연계를 통해 업계 선두주자로 치고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 조 내정자는 누구? = 조 내정자는 동양그룹에서 증권, 생명, 종금 등 계열사 임원을 차례로 지냈고 은행, 증권, 보험부문 사외이사를 거치는 등 금융부문에선 괜찮은 이력을 갖고 있다. 이에 코오롱그룹에서도 조씨를 부사장 자리에 앉혀 재무부문을 전담토록 한 것.
또 이번 조 내정자의 내정에는 하나증권 천진석 전 사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소식통은 “김승유 하나은행장이 적극 밀었던 천 사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대투 사장자리를 고사하는 대신 조왕하씨를 천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재경부 자문기관인 금융발전심의위원을 역임한 조 내정자의 경력 등을 이유로 당국이 뒤에서 힘을 실어줬다는 후문이다.
그를 가까이서 경험했던 동양그룹 한 임원은 “젊지만 경험이 많고 판단력이 빠른 사람”이라며 “동양에서 실질적인 참모 역할을 했지만 사실 리더의 기질이 다분했다”고 호평했다.
리더로서 갖춰야할 카리스마도 갖는 반면 확신이 서지 않는 부분에 대해선 아래 사람의 말도 경청할 줄 아는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전언이다.
다만 일부에선 줄곧 엘리트 코스만 밟으며 성공한 상황이 독단적인 CEO로 군림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우려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가 동양증권 경영진으로 있을 당시 회사 노조가 해체됐으며 코오롱그룹서 구조조정부문을 담당하기도 해 노조로선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특히 엘리트코스만 밟은 사람으로서 조직 내 화합력이 부족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편 조 내정자의 음주 스타일은 주종불문으로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 주당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낚시와 승마를 즐기며 골프의 경우 성격이 급해 배우다 포기한 사례가 있다는 후문이다.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