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크게 확대되면서 국내 소비문화의 주체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도 이들을 유혹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여성 전용 적립식 펀드가 출시된 것은 물론 주부들을 타깃으로 한 각종 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고 증권사에서 실시하는 이벤트의 사은품으로 여성·가정용품을 지급하는 경우가 크게 증가한 것. 여기에 일부 증권사의 지점들은 카페식으로 재단장하는 등 여성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 여성관련 상품 잇따라 = 최근 적립식 펀드가 직장인들의 투자수단으로 급부상하면서 대체로 가계의 살림을 맡고 있는 주부들을 노린 상품들이 잇따르고 있다. 더욱이 최근엔 여성을 위한 상품까지 등장,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25일부터 판매 및 운용수수료의 일부를 여성단체에 기부하는 ‘레이디퍼스트 적립형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국내 우량기업과 일본 상장지수펀드에 직접 투자하는 국제분산형 상품인 이 펀드는 종합주가지수 수준에 따라 주식편입비율을 조절해 위험을 관리하며 투자대상은 저평가된 우량 코스닥 종목과 대신증권이 선정한 니프티50(Nifty Fifty) 종목이다. 특히 여성고객에게는 판매금액이 일정금액을 넘어설 때마다 추첨을 통해 드럼세탁기, 식기세척기, 전기밥솥 등 다양한 가정용품이 경품으로 제공된다.
CJ투자증권은 최근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면서 전체 가정의 30%가 맞벌이 부부인 점을 고려한 ‘맞벌이 부부를 위한 적립식 펀드’를 선보였다. 이 상품은 그동안 운용성과가 양호한 채권형 및 인덱스형 펀드와 새롭게 판매 개시한 주식형펀드로 구성, 투자자의 성향이나 연령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토록 했다.
더욱이 맞벌이 부부들은 일반 부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소비에서 여유돈을 찾아야 하고 자녀의 건강과 안전이 가장 큰 관심사이기 때문에 자녀교육, 상해보험 등 맞벌이 부부에 초점를 맞춘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마련했다. 특히 50만원 이상 월정액 납입자에 대해서는 맞벌이 부부의 여가시간을 마련해주기 위해 김치를 사은품으로 제공하고 있다.
CJ투자증권 오영민 마케팅팀 차장은 “최근 은행적금 형태로 투자할 수 있는 적립식 펀드가 일반화되면서 여성고객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 상품도 기본적으로는 맞벌이 부부를 타깃으로 하고 있지만 한 가정의 경제권이 대부분 주부에게 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여성고객이 초점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근 대우증권의 ‘자녀사랑 메신저’, 현대증권 ‘사과나무통장’, 교보증권 ‘에듀케어 학자금펀드’ 등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금융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식사랑이 남다른 국내 주부들의 특성을 감안, 명목상으로는 어린이 전용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그 뒤의 어머니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
◆ “주부들의 주머니 노린다” = 더욱이 최근 주가가 네 자리수 지수대로 진입하면서 일부 지점에 소위 ‘아줌마 부대’들이 집중됨에 따라 이들을 잡기 위한 갖가지 방안이 동원되고 있다.
일단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여성의 기호에 맞춰 카페식으로 지점을 꾸미는 지점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물론 새로운 상품이 출시될 경우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장바구니나 판촉물을 배포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또한 아파트 밀집지역에 위치한 지점의 경우 부녀회 등의 여성모임을 공략해 여성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현주미 송파지점장은 “최근 여성고객 비중이 전체고객의 1/3을 차지할 정도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온라인을 통한 주식거래가 확산되면서 전업주부들의 참여비중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증권업계는 타 금융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성고객에 대한 마케팅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 여성들의 경제활동 영역이 넓어지면서 증권가에서도 여성들이 무시하지 못할 주체로 자리잡으면서 이들을 잡는 것이 매출 증대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