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자참여 금액은 전자 5576억원, 생명 4173억원, 전기 567억원, 물산 378억원 등이다. 증자 참여사들은 오는 15∼16일 청약신청을 한 후, 21일 주금납입을 하게 된다. 증자참여가 완료되면 삼성카드에 대한 삼성전자의 출자액은 기존 1조917억원에서 1조6493억원으로 늘어난다.
카드에 대한 계열사들의 추가출자에 대해 시장에서는 다소 엇갈린 시각을 보이고 있다. 카드업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분석하에 증자참여가 긍정적이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비주력사업 투자 및 현금보유액이 부족한 일부 계열사에 대해선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증자참여의 변 "카드업황 호전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삼성카드 증자 참여를 결정하기 위해 삼정회계법인에 실사를 의뢰, 손익계산 보고서를 건네받았다. 이 보고서는 증자에 따른 삼성카드 재무구조 개선과 향후 카드경기 호전으로 증자 참여시 이익실현이 가능하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카드가 1조2000억원의 추가 증자를 마무리하면 재무구조 클린화를 통한 흑자전환의 발판을 마련, 투자자산평가익이 기대되는 만큼 삼성계열사들이 참여했다는 논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부의 카드사에 대한 자산건전성 기준 강화로 증자가 결정되고, 이에 대주주들이 참여하게 된 것"이라며 "삼성카드가 지난 2년동안 구조조정을 잘 해서 향후 자산건전성 및 수익성이 호전될 것으로 보고 증자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도 "삼성카드는 지난 2년동안 구조조정으로 인해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이 개선됐다"면서 "앞으로 충당금을 쌓은 후 경영안정화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는 "현 시점에서의 증자 참여는 회사와 주주에 이득이 된다고 본다"면서 "증자는 내부 보유 현금자금을 통해 들어가고 자금조달에도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계열사 퍼주기 논란
참여연대는 지난달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의 삼성카드 증자 참여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혔다.
김상조닫기

전자·통신·반도체 등을 핵심역량으로 하는 삼성전자에게 있어 카드사업은 어떠한 시너지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 단순 유가증권 투자로 이해하기에도 너무 많은 손실을 냈다고 김 소장은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총 1조917억원을 투자해 지난 2003년 8900억원의 지분법평가손을, 지난해에는 7800억원 가량의 지분법평가손을 기록했다.
앞으로도 삼성카드 출자를 통해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참여연대측 설명이다. 현재 카드시장은 삼성카드와 LG카드를 제외하고 모두 은행계 카드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업계 카드사의 경우 자금 조달금리가 2%~2.5%포인트 높아 수익성 회복을 자신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주가 어떻게 반영될까
지분참여 결정에 따라 시장반응도 계열사별로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증자참여에도 불구하고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삼성전기는 다소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증권 배승철·이진호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는 설령 5525억원 규모의 출자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현금보유량, 현금창출능력, 이익창출규모 등에 비춰 볼 때 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출자금액은 지난해말 순현금 규모의 6.2%에 불과하며 올해 영업이익의 4.6%, EBITDA의 2.9% 수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또 증자참여가 지배 구조상의 문제로 확대 해석될 여지도 적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삼성카드의 기존 대주주로서 일정부분 책임이 있고 카드 문제가 원활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다는 점에서 그렇다.
삼성물산도 지난해말 기준 현금보유액이 5232억원으로 다소 여유있는 편인데다 수익도 나고 있어 주가영향은 미미하다는 평이다.
반면 삼성전기의 경우 상황이 다소 다르다. 삼성전자보다 참여 규모는 작지만 순현금 및 매출액에 상대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더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올해 설비투자를 위해 적지 않은 규모의 자금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자에 참여할 경우 추가적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이에대해 삼성전기는 올해초 기준 기준 현금보유액이 1400억원으로, 567억원 증자에 참여해도 현금보유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선 삼성전기의 카드 출자로 인한 영향은 전자의 카드출자에 비해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데일리 제공>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