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은행 출신들은 PB시장 초기에 금융계에서 ‘인력 대이동’의 전초를 몰고 오기도 했다. PB사업을 새롭게 시작하는 금융기관에서 경험있는 인재들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91년부터 VIP고객을 중심으로 영업해온 씨티은행과 95년부터 VIP영업을 해온 보람은행의 인력들이 단연 스카우트 일순위로 떠오르게 됐다.
*씨티출신 = 씨티은행 출신으로 현재 PB담당 임원을 맡고 있는 인물은 김영진 조흥은행 PB본부장, 구안숙 국민은행 PB에셋매니지먼트그룹 부행장이다.
씨티에서 명동 지점장을 지낸 김영진 본부장은 소비자 금융 업무를 총괄하고 마케팅 이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2002년 조흥PB를 셋팅해 전문PB센터를 개설, 다양한 마케팅 전략으로 개설당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구안숙 부행장은 씨티 지점장출신으로 푸른상호신용금고와 교보생명을 거쳐 우리은행 PB사업단장을 역임했다. 우리은행 PB사업단을 이끌다 지난해 국민은행 PB를 군두지휘하게 됐다.
이 두 사람의 행보는 각각 이흥섭 조흥은행 PB팀장과 안창학 국민은행 PB사업본부 차장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흥섭 팀장은 씨티 마케팅팀에서 신한으로 자리를 옮겨 PB사업을 착수하다 김영진 본부장이 있는 조흥PB로 자리를 옮겼다. 안창학 차장 또한 씨티와 우리은행을 거치면서 구안숙 부행장과 행보를 같이 했다.
기업은행의 김흥룡 PB사업부장도 씨티 출신. 씨티 지점장에서 국민 골드앤와이즈 도곡지점장을 거쳤고 지난해 기업은행의 PB를 이끌게 됐다. 그가 씨티에서 국민으로 스카우트 될 당시 씨티의 영업인력들도 상당수 국민 PB로 옮겨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복기 삼성증권 PB사업부 담당과 신승태 한화증권 리테일 부문 상무는 증권사 PB로 옮겨간 경우다. 삼성증권의 정복기 담당은 씨티 분당지점장을 맡아 실력을 발휘했던 인물이다.
이들은 PB영업을 막 시작하는 국내은행에서 인력구성, 조직운영, 영업기반마련 등 초기 인프라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현재 PB영업현장을 이끄는 지점장 중에는 윤중재 국민은행 골드앤와이즈 도곡지점장이 씨티에서 영업력을 과시했던 인물이다. 이밖에 외환은행과 외국계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영업인력도 씨티출신들이 다수 스카우트돼 활동하고 있다.
*보람출신=보람은행 출신들도 PB부문에서 중요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99년 하나은행과의 합병과 PB시장의 확대추세가 맞물려 은행PB와 증권사 자산관리부문으로 대거 기용된 것. 특히 2000년대 이전에는 은행 증권사와 같이 타 업종간 인력이동이 적었던 것에 비해 개인자산관리가 한 분야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타 업종간 스카우트 경쟁도 활발해졌다.
외환은행의 PB를 이끌고 있는 박용진 PB사업본부장과 김준닫기

지난해 말부터 하나은행의 PB사업본부와 WM본부를 총괄하고 있는 김준호 부행장보는 90년대 중반 보람은행에서 PB지원팀장을 맡기 시작한 이후로 2002년 6월 하나은행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10여년간 PB사업에만 전념해왔다. 지난해 3월 PB사업본부장을 맡아 하나은행에서 PB부문을 독립본부화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하나은행 PB사업본부에는 절반 가량 보람은행출신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프라이오리티뱅킹 센터의 윤태경 이사와 조희선 이사도 보람출신들이다. 윤태경 이사는 하나은행에서 메릴린치증권을 거쳐 조흥은행 PB가 개설될 당시 기획을 담당했다.
대한생명 박경재 FA센터장은 PB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보람은행 출신으로 씨티와 조흥PB 강북센터장을 거쳐 지난해 보험권 FP센터로 스카우트 됐다.
곽위열 부산은행 PB사업부팀장도 보람출신으로 하나은행 부산지역에서 실력을 발휘하다 지난해 부산은행에 영입됐다. 그는 부산은행에 새롭게 신설되는 PB사업부를 셋팅하고 조직운영에 기획력을 과시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보람은행 출신들이 대거 옮겨간 곳이다. 이상걸 미래에셋증권 마케팅본부장은 보람은행을 거쳐 하나은행 삼성동PB지점장을 역임했다. 이밖에 미래에셋의 변주열 서초지점장, 김승회 서초남지점장, 박형규 도곡지점장, 김대환 삼성역지점장, 이만회 대치지점장 등이 보람은행을 거쳐간 인물들.
PB영업현장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인물들 중에 조흥PB에서 베스트로 꼽히는 박경희 PB도 보람은행 출신이다. 백승화 국민 골드앤와이즈 압구정PB는 보람에서 씨티를 거쳐 국민은행에 안착했다.
최용대 P&C파트너스 대표는 보람은행 외환딜러를 역임하고 하나은행 PB팀장, WM부장으로 재직하다 부띠끄형 독립FP센터를 창립한 경우다. 국내에서는 전례가 없는 거액자산가를 대상으로 독립FP센터를 운영해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엇갈린 시각=PB부문의 스카우트 경쟁이 본격화 되면서 거액연봉 계약자가 생겨나고 활발한 인력이동이 나타나게 됐다. 더욱이 부서장급 이상의 실력자들은 자리를 옮기면서 함께 호흡하던 후배들과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외국계 은행에서 국내 시중은행으로 스카우트된 한 관계자는 “PB분야가 전문성을 갖춘 한 분야로 금융권에서 인정받고 이에 종사하는 이들이 집중적으로 노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라면서 “조직원을 뛰어넘어 PB전문가로서 자기계발을 해야한다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나친 몸값 거품에 따른 조직내 위화감과 내부조직과의 융화가 이뤄지지 않는데서 오는 부작용으로 큰 출혈을 겪은 은행도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PB부문에서 필요한 인재=최근에는 초기 PB시장과 달리 외부인재를 스카우트하는데 각 은행들은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 고객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PB영업에서 외부 인력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데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PB시장이 본격궤도에 오르면 현재보다 세분화되고 새로운 분야의 인재가 필요한 것은 기정사실이다. 이미 부동산과 세무 분야의 유능한 인재들은 PB부문에서 없어서는 안될만큼 밀접해졌다. 또한 자산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주는 전문가도 각 은행마다 보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전문가는 “금융권의 VIP마케팅이 본격적으로 발달하게 되면 다른 분야와의 연계된 업무는 더욱 세분화될 것이기 때문에 PB부문만의 특성을 살린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실력을 쌓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태은경 기자 ekta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