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전산 노조는 통합거래소 이영탁 이사장의 구조조정 발언이 나온 다음 날인 지난 20일 ‘외압에 의한 강제퇴직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 증권전산 노동조합은 거래소의 인력감축은 통합에 따른 중복되는 조직, 인원에 대한 개편 및 조정 차원에서 실시되는 것이지만 증권전산 강제퇴직 압력은 “우리가 했으니 너희도 하라”는 힘의 논리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증권전산 노조 관계자는 “증권전산은 통합에 따른 중복업무가 거의 없어 구조조정 필요성이 적다”며 “향후 외압에 의한 강제퇴직에 대해서는 대응 방안을 모색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인력 규모가 나온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증권전산은 거래소의 운영비 인하에 따라 매년 운영비를 낮추는 과정에서 경영수지가 악화됐으며 지난 3년 동안 신입사원 채용이 없어 노동환경도 열악해졌다고 설명하고 있다. 증권전산은 550명의 인력이 24개 사업부에 배치됐다. 증권전산 노조는 이정도의 인력은 비슷한 수준의 IT 기업에 비해 결코 많은 수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시스템 규모는 시일이 지나면서 계속 커지고 퇴직연금시스템, PG사업 등 사업도 늘어나는 반면 인력 충원이 없어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노동량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또 경영수지에 대해서도 보안시스템인 ISAC 등은 30억원 규모의 적자를 감수하면서 운영되는 공익 사업으로 증권전산의 공공기관 역할을 강조했다.
증권전산 노조는 지난해 말부터 컨설팅 업체 액센츄어에 위탁해 경영진단을 받는 등 자체적인 경영환경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구조조정은 노사간의 합의에 의해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경영환경 진단 결과는 2월 중순 발표될 예정이다.
또 증권전산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구조조정은 정부가 국민에게 공언한 45만개 일자리 신규 창출 측면에서도 부합하지 못해 정책에도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일자리를 만드는 대신 분위기 차원에서의 감원을 한다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증권전산의 반발에 대해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기자간담회 중 나온 발언일 뿐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그러나 다른 가족은 보리밥을 먹는데 혼자만 쌀밥을 먹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해 구조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업계 관계자도 “현재의 증권전산은 비슷한 규모의 SI 업체에 비해 높은 임금 등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구조조정은 필요한 수순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관련업계에서는 거래소에서 대략 20% 수준의 감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송주영 기자 jy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