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외국사들이 펀드 운용에 있어 오랜 트랙 레코드를 통한 내공을 쌓아 왔고, 확실한 리스크관리 체계를 기반으로 국내 시장을 뒤흔들 만한 저력을 갖기 때문.
특히 올 연말에 개방될 기업연금시장, 연기금 등 기관의 주식투자 확대, 대기업 중심의 자산운용 필요성 증가 등 향후 운용업계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때문에 속속 국내로 진입하고 있는 외국계 자산운용사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외국계 운용사들의 CEO 등 경영진을 만나 그들만의 시장전략과 비전을 들어본다.
97년 미래 조인트 컴퍼니로서 한국에 자리잡은 템플턴 투신운용은 가치투자의 붐을 일으키며 업계의 주목을 받아온 운용사다. 물론 지난해 템플턴의 경우 삼성전자 등 블루칩을 사면서 저평가된 가치주와 성장주 위주의 전략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업계의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템플턴은 예나 지금이나 중소형주나 대형주의 구분없이 기업의 장기성장을 반영, 가격 대비 저렴하면 매수해 왔다는 입장이다. 이에 템플턴은 최근 가치투자 중심의 전략은 여전하며 변화된 것은 전혀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템플턴의 대표적인 펀드는 그로스펀드로 현재 6개 펀드가 운용되고 있다.
14일 현재 시리즈로 발매된 이 펀드의 전체 운용규모는 5460억원. 템플턴 그로스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6개 펀드는 모두 동일한 운용철학에 의해 운용되며 다만 차이가 있다면 설정 시기와 판매사일 뿐이다.
템플턴은 총 48명의 임직원으로 구성돼 있고 일임자산 포함 총 3조5800억원의 자산을 운용중이다. 또 투신업계 최초로 컴플라이언스제도를 시행하는 등 국내 진출한 외국계 선두주자로서 큰 역할을 했다고 템플턴은 자평했다.
한편 지난해 11월말 기준 외국계 자산운용사(외국인 지분율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은 17.8%이며 피델리티자산운용이 내년초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할 경우 외국계 자산운용회사의 시장점유율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이하는 마이클 리드 사장과의 일문일답.
▲ 금년도 상품 트렌드는
- 적립식과 펀드오브펀드가 핵심이 될 것이다. 지난해 붐을 일으켰던 적립식의 경우 템플턴은 4년 이상 꾸준히 팔아왔고 올해도 이 같은 기조를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FOF의 경우 종합선물세트와 비슷한 개념으로 고객들에게 크게 어필할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와 국외를 혼합한 FOF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는 23개의 해외펀드와 40개의 국내펀드를 갖고 있다. 올해는 인디아펀드 하나만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 기업연금시장 개방에 대한 준비는
- 5년 정도 지나는 2010년쯤 되면 미국의 그것처럼 기업연금시장 개방을 통한 시장 영향력이 극대화될 것으로 본다. 현재 펀드 판매사인 은행과 보험사 등은 컴플라이언스, 리스크관리, 독립적이고 투명한 운용사를 선호한다. 때문에 그들과의 관계 유지에 최대한 주력하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기업연금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선 은행 보험사들이 운용사의 전문성을 보다 적극 활용해야 한다. 또 현재 지나치게 커져있는 은행의 금융계 비중이 재조정될 필요가 있다.
▲ 피델리티 등 강력한 외국계 운용사들이 국내에 진출하는데.
- 피델리티가 진출하면서 쏟을 마케팅 비용으로 전체 자산운용업계가 덕을 볼 것이다. 특히 업계의 경쟁은 치열해지겠지만 외국계 운용사에 대한 인지도는 한층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물론 유능한 운용인력에 대한 스카웃이 확대되면서 이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특히 국내사들은 외국사 진출에 긴장할 필요가 있다. 97년 당시 국내에 진입한 템플턴에 대해 국내 다수의 전문가들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지금 상황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것이다.
▲ 지난해 전체적인 펀드수익률이 좋지 않았는데
- 내수 등 전체적으로 시장 상황이 어려워 단기 수익률은 떨어졌지만 우리는 단기 퍼포먼스를 중시하지 않는다. 특히 지난해엔 우리가 매수하지 않은 화학 등 소재업의 퍼포먼스가 좋아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저조한 측면은 있었다.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