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 은행 대부분이 금융결제원과의 공동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빅3 생명보험사 가운데 대한생명 역시 보험개발원과 공동개발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자체 개발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금결원 공동개발 35개사 = 금융결제원은 15일 현재까지 18개 은행이 공동개발로 방향을 결정했다고 밝혔으며 증권, 보험사의 참여 여부에 따라 최대 35개사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개발원 역시 공동개발 1차 모집에서 대한생명과 LG화재, 알리안츠생명, 흥국생명 등이 참여의사를 밝혔으며 은행권에서는 하나은행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공동개발에 대해서 은행, 보험사 등 몇 개의 금융기관이 단위별로 움직이고 있다”며 “이들 금융기관끼리 협의가 이뤄지면 금융기관의 참여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개발원 역시 2차 공동개발에 참여의사를 밝히는 금융기관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소 보험사의 경우 수십억원을 투자해야 하는 퇴직연금시스템의 독자 개발 추진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퇴직연금 시스템의 공동개발에 금융기관의 참여는 점점 더 가속화 될 것이고, 공동개발을 추진하는 유관기관의 성과에 따라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개발이 대세를 이룬 가운데 특이한 것은 대다수의 은행들이 금융결제원과 공동 개발에 나서고 있는 데 비해 하나은행은 보험개발원과의 협력을 택한 점이다. 하나은행이 금결원 대신 보개원을 택한 것은 개발 방향에 대한 의견 차이로 알려지고 있다.
◇ 보험 빅3중 대한생명만 공동개발 = 기존 퇴직연금 시장에서 80~9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삼성, 교보, 대한생명 등 빅3 생명보험사 중에는 대한생명만이 공동개발에 비중을 두고 검토하고 있다.
대한생명이 삼성이나 교보생명과 달리 공동개발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이유는 DC형의 경우 은행, 증권 등 타 금융기관의 자산관리 노하우가 중요할 것이란 자체 판단 때문이다.
보험개발원 공동개발에 하나은행이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어 은행의 자산관리 노하우가 결합된 시스템 개발이 가능할 것이란 판단이다.
기존 빅3 생명보험사와의 공동행보보다는 다양한 금융기관이 모여 있는 공동개발에 참여하는 것이 더 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은행의 경우 신탁 관리 노하우를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어 그러한 강점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비해 삼성, 교보생명은 독자개발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상품개발과 시장 주도력에 대한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빅3 대형 생명보험사들은 자체 개발 쪽에 비중을 둘 것으로 전망돼 왔다. 최근 교보생명이 퇴직연금 시스템 RFI(정보제공요청서)를 관련 IT 업체에 보내 독자개발 가능성이 더욱 높게 점쳐지고 있다.
공동개발에 대한 내용이 상당 부문 구체화되고 있지만 아직 금융기관의 입장이 명확히 정해진 것은 아니다. 자체개발을 검토하고 있는 교보생명도 RFI에 공동개발에 대한 의견을 묻는 내용이 포함됐다.
대한생명 관계자도 지난주 요금처리, 보험지급처리, IT 등 관련 팀이 모여 회의했던 내용은 “시간이 촉박해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데 공감했던 것”이라며 “개발방법론이 변경될 여지는 남아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송주영 기자 jysong@fntimes.com